정부가 뒤늦게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FMD) 등 동물 감염병 확산 차단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한다. 전국에서 각종 동물 감염병이 발병했지만 통합 관리시스템이 없어 대응이 미흡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야생동물 질병정보시스템 구축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상반기 착수한다고 22일 밝혔다. 2개월간 ISP를 진행한 후 하반기부터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보시스템 가동까지 1년 정도 소요돼 당장 감염병 확산에 활용하기는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야생동물 감염병으로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국내에서도 AI, 구제역, 브루셀라 등이 연이어 신고됐다. 수천만마리 닭과 수백마리 소가 살처분 되는 등 농가 피해가 극심했다. 2015년에는 낙타에서 유래돼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심각한 국가 재난을 야기했다.
현재 철새이동정보시스템 등 개별 시스템은 있지만 통합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 야생동물 감염병으로 인한 국가재난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대응이 불가능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야생동물 연구기관, 학계·민간전문가 등을 연계하는 통합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재난대응 시스템과도 연계한다. 구조동물·생물자원·질병시료 등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야생동물 통계시스템, 지리정보시스템도 활용한다.
질병정보시스템 구축은 사업 연속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한다. 기존 시스템 연계를 위해 표준을 적용, 유연성을 갖춘다. 행정자치부 고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지침` 등 시스템 개발 지침을 준수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시스템을 가동하면 야생동물 건강성평가와 질병 정보시스템 기반 국가재난성 감염병 대응이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전국 야생동물 구조정보 공유로 예방 체계도 마련한다. 축산 관계자는 “수차례 AI 등 야생동물 감염병으로 국가 재난이 발생했는데 이제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