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 속 위산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위장관을 따라 움직이는 경구형 캡슐이 개발됐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MIT연구팀은 삼킨 후 위장관을 따라 활동하며 위산과 만났을 때 에너지를 만드는 소형 캡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캡슐은 심장박동이나 호흡 등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 몸속에서 약을 투여하는 기기의 배터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 캡슐은 구연산 성분이 아주 미세한 전류를 생성하는 레몬 배터리 원리와 비슷하다. 캡슐은 길이가 약 40㎜, 직경 12㎜로 표면의 아연과 동을 전극재료로 사용한다. 사람이 직접 삼키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3분의 1로 크기를 줄일 계획이다. 시제품은 돼지에게 사용됐다.
캡슐 아연 전극이 전해질인 위산을 만나면 이온을 방출하고 동 전극으로 전류가 흐른다. 돼지 시험에서는 캡슐은 0.1~0.2볼트 전기를 생산했다. 연구자들은 커패시터를 사용해 전압을 2.2~3.3볼트로 올렸다. 연구팀은 전압을 올려 12초마다 한번씩 돼지 위속 온도를 재고 900㎒ 무선트랜스미터로 2미터 가량 떨어진 기지국(베이스 스테이션)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캡슐이 약 6일간 돼지 위장속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 캡슐의 장점은 기존 배터리 방식과 달리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위보다 산도가 낮은 소장 등에서는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점을 보완해 작동 시간을 더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