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 with G밸리 CEO]김명현 시스템베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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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IT 분야는 더욱 그렇다. 연식이 아니라 월식이라고 해야할 정도다. 그나마 주기가 길던 통신 방식도 롱텀에벌루션(LTE)이 나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G가 등장했다.

김명현 대표는 우리나라 IT 1세대다. 1987년 시스템베이스 문을 열었다. 시작은 시리얼 통신이다.

김 대표는 시리얼 통신 하나로 시스템베이스를 30년 동안 키워왔다. 김 대표가 창업 2년 후 시리얼 통신 카드를 전국 동사무소에 납품하면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시리얼 통신 카드를 지속적 개선, 지금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카드에 들어가는 핵심 칩을 자체 개발했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에도 수출한다.

시스템베이스가 30년을 이어온 힘은 직원에게서 나온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가치관 공유와 화합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4년 전부터 직원들과 강뿌리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강의 발원지부터 하류까지 카약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최근 한강을 시작으로 금강, 섬진강, 낙동강, 영산강까지 바다와 이어지는 5대강 종주를 마쳤다. 매주 금요일 직원 3명과 전국을 누빈 결과다. 차 지붕에 카약 2대를 얹고 교대로 강을 탔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카약을 두고 걸었다. 직원들은 다녀온 후 여정을 블로그에 담았다. 2만장이 넘는 사진과 수많은 글은 어느 새 역사가 됐다. 모두 4년 걸렸다. 덕분에 젊은 직원도 김 대표와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이동통신 기지국 없이 스마트폰으로 문자 통신이 가능한 휴대형 기지국 `로리(Lory)`를 선보였다.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로리는 저전력 중장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로라(LoRa)를 활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로라는 예전부터 군에서 사용한 기술이지만 이를 개인용 통신기기로 상용화 한 것은 시스템베이스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로리는 모든 통신 수단이 끊어지거나 불능 상태에서도 작동한다. 재난과 재해 현장은 물론 무선 통신 음영지역이 많은 산악지대에서 주로 쓴다. 심지어 지하 수십미터 지하주차장에서도 지상과 연락이 닿는다. 평균 10㎞ 이내면 통신 가능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 때 안부를 묻는 통신 트래픽이 폭증해 일부 메신저가 2시간 가까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면서 “위급 상황 때는 로리만 눌러도 구조요청 신호가 30초 간격으로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MP3 만한 소형 기기인 로리가 무선기지국 역할을 한다. 통신은 `히말라야톡`으로 한다. 사용자 사이에서는 `히톡`으로 통한다. 로리 사용자끼리는 일반 메신저처럼 문자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로리는 통신 방식이나 상태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연말에는 성능을 개선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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