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4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책임있는 정치인"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반면 이를 반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노무현의 길'을 주장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 정부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라며 "총리와 장관을 임명하는데 또다시 1년이 걸릴지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국회와 국정 운영의 파행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고 전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지난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진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안 지사가 제안한 대연정 실험은 열린 구상이며 실효적"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안 지사 뿐 아니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연정을 주장해오면서 패권과 독점 대신 분권과 분점을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독점적인 국정 운영 체계를 극복하지 않고서 협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사드 문제'를 예로 들며 "이 경우에도 대연정은 안보와 경제 이슈의 무게중심을 적절히 배합 조절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국정 운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발끈하며 반대하는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이 협량해 보이는 건 저 뿐인지 궁금하다"고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연정과 개헌을 얘기한 철저한 제도론자였다"며 "이 둘을 모두 일언지하에 쳐내면서 어떻게 '노무현의 길'을 주장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특히 "문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안했을 당시 청와대 수뇌부에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중심 아젠다는 연정과 세대 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의 상대방을 적폐 청산으로 단정 짓고 당선 후 북한행부터 고집하는 문 전 대표의 언사가 섬뜩한 대신, 내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열린 연정'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안 지사가 훨씬 책임있는 정치인 답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하였던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모두가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