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세대방사광가속기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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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영 한국방사광이용자협회 회장

2016년 9월 말 한국이 세계 세 번째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을 세계에 알렸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4세대 방사광을 만들어 내는 장치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아직까지 시도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의 연구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중요한 거대 공공 연구시설이다.

4세대 방사광은 퍼지지 않고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 레이저와 같기 때문에 X-선 자유전자레이저(XFEL)라고도 한다.

또 섬광과도 같은 빛으로 원자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빛 파장이 공간상에서 잘 정렬되는 특성이 있어 더 선명하게 물질 구조를 해석할 수 있다.

3세대보다 100억배 밝은 빛이기 때문에 시료가 손상되기 전에 정확하고 선명한 나노 세계를 보는 현미경과 같다고 보면 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준공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4세대를 이용한 첨단 실험에 필요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4세대 방사광 크기, 세기, 파장 분포 등 성능 테스트를 비롯해 레이저 빛이 도달하는 시간을 수십조 분의 1초 단위로 제어하는 기술을 완성시켰다. 단백질 결정 등 표준 시료에 대한 수백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하는 검증도 완료했다.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는 6일부터 4세대 방사광을 이용한 실험을 접수하고 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에 공개하는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있지만 이제 우리 과학자에게 선을 보여도 괜찮을 단계라고 본다.

과학자들이 활용하며 완성도를 높여 가는 것이 첨단 과학기술 장치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가동에 세계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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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3월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사진은 4세대 가속기 전자총 모습.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연구는 장기 차원에서 초고성능 전자소자, 에너지, 신약 등 미래 신산업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3세대 방사광은 원자나 분자가 정지해 있는 상태만 관측할 수 있다. 그러나 4세대 방사광은 극초단 펄스 형태의 빛으로 생체 단백질 상태의 분자 구조도 밝혀낼 수 있다. 생명 현상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현재 전자소자 속도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속도의 전자, 스핀 현상의 연구는 미래 초고속 소자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국에서 2009년 `10대 과학기술 성과`, 일본에서는 2012년에 앞으로 10년 뒤 일본을 먹여 살릴 `꿈의 10대 기술`로 선정됐다. 유럽연합(EU)에서도 2017년 중 준공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는 이미 3세대 방사광가속기라는 방사광가속기 시설을 20여년 동안 운영해 왔으며, 이 장치를 이용해 나노과학 분야를 발전시켜 왔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기초 과학의 강력한 실험 도구인 만큼 단기 응용보다는 자연현상 근본 원리를 규명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신산업 창출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궁극으로는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장기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방사광가속기와 같은 거대 과학 시설은 나라 전체 과학기술 수준을 인정받는 척도가 된다. 그동안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없이 수고한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 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표한다.

노도영 한국방사광이용자협회 회장(광주과학기술원 교수) dynoh@g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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