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를 구매하려고 알아보다가도 망설여지는 부분이 `충전 시 불편함`이다. 다른 전자기기처럼 배터리가 방전돼 도로에서 자동차가 멈춰 설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 않더라도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충전소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충전 불편만 없다면 다소 비싼 자동차 구매 비용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하고, 기름값 24% 수준이라는 충전 비용은 전기차 소유자가 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신문이 현재 우리나라에 구축된 전기차 충천 인프라 현황과 올해 추가 구축 계획을 살펴봤다. 이와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개인용 충전기 없이 전국 공용 충전소만을 이용해 전기차 운행 체험기도 소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장은 조금 불편해도 타고 다닐 만하고, 그 불편함도 연말께면 거의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이미 운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구축됐다. 한국환경공단, 한국전력공사, EVwhere 등 집계에 따르면 2017년 1월 기준으로 전국에 급·완속 전기차 충전소는 1202곳이다. 그 가운데 급·완속 충전소가 79곳, 급속 충전소 700곳, 완속 충전소가 423곳이다. 충전기 수로 보면 급속 충전기 750기, 완속 충전기 9258기로 총 1만기가 넘는 충전기가 보급됐다.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수가 1만1767대라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1대 1.2` 수준으로 매칭 된다.
무엇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충전 불편함이 거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간 충전사업자가 올해 말까지 급속 충전기를 2610기, 완속 충전기를 2만273기로 각각 확대 보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충전기 확충에 따라 현재 1202개인 충전소 수도 연말까지 200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계획대로 급속 충전기가 2610기로 늘어나면 국토 면적 38㎡당 1기, 전기차 10대당 1기 수준으로 올라 세계 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춘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진 일본도 급속 충전기는 2015년 기준 국토 63㎡당 1기, 전기차 21대당 1기 수준이다.
정부와 민간은 올해 전기차 중장거리 운행과 긴급 충전을 위한 급속 충전시설 설치로 운행 거리 제한에 따른 불안감 해소와 원활한 운행 기반을 구축한다. 목적지나 경로, 비상 충전 시설까지 완비해 어느 곳이든 제약 없이 운행 가능한 공간 개념의 충전 인프라 환경이 구축된다.
완속 충전기를 공동주택과 직장(녹색기업 등), 급속 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권(마트 정비센터)에 집중 설치해 전기차 충전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다. 충전기 이용이 많은 지점은 2기 이상씩 설치한다. 한 지점에 급속충전기 5기 이상을 집중 설치하는 집중 충전소도 구축한다.
대규모 상업 시설인 대형마트·패스트푸드·백화점 등과 한국 관광지 100선 등 관광객이 많은 지역 중심, 대학교·철도역(KTX)·숙박시설(콘도·호텔) 등에 중점 설치한다. 전국 고속도로의 모든 휴게소에 충전소를 설치한다. 이용 빈도가 높은 곳에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민간 충전 사업 지원과 전기차 카셰어링 등으로 지하철 인근 유동 인구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와 테크노밸리 등 기업 입주 건물을 대상으로 시민 공유형, 입주민 공유형, 직장인 공유형 전기차 카셰어링 운영 충전소 설치도 지원한다.
이정섭 환경부 차관은 31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과 급속 충전 요금 할인 등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지원 정책을 지속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자동차 충전기 보급 실적·계획 >
[자료:환경부]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