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정열 농협은행 IT부문 부행장 "농협, 디지털금융시대 원년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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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통합 전산시스템은 은행과 상호금융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 곳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전 영역에 장애로 이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약 2000억원을 투입,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했습니다.”

전산 분리를 총괄해 온 한정열 NH농협은행 정보기술(IT) 부문 부행장은 앞서가는 농협IT, 스피드한 농협IT를 기치로 내걸고 전산 분리를 통해 농협을 디지털금융 선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농협은 3·20 전산망 마비 사태 등으로 보안 부문에서 신뢰를 상당 부분 잃은 게 사실이다.

한 부행장은 이번 전산시스템 분리가 단순히 농협의 전산시스템 고도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2만4000여명의 인력이 밤낮없이 프로젝트 테스트에 매진했다. 영업점 테스트에만 5819개 사무소가 참여, 국내 최대 규모의 필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 부행장은 23일 “사실상 2개 금융사의 전산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는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금융권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시스템 안정성과 품질을 철저히 검증하는데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뱅킹 시스템은 단위 시스템과 다르게 정보계, 관리계 등 은행 시스템 전반에 걸쳐 거미줄처럼 연계돼 있다”면서 “농협은 경제, 유통 시스템과도 연동돼 있어 보안성과 함께 긴밀한 상시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대체번호로 전환해 원장에 보관하고, 주민등록번호 저장이 필요한 경우 암호화해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IT 시스템도 글로벌 표준을 통한 온라인 운영 효율화 체계를 확보했다.

한 부행장은 “전산시스템은 분리되지만 지방에 있는 단위 농협 고객을 포함해 모든 사용자가 기존 서비스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계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올해 8월 말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센터에 있는 모든 전산 장비도 차질 없이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분리된 전산시스템에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융합할 예정이다.

올원 뱅크 등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금융 고도화를 추진한다.

한 부행장은 “각종 IT 신기술을 분리된 전산 시스템에 연동, 농협의 미래 성장 동력 사업을 견인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