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퀄컴 제소···"불공정 행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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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17일(현지시간) 퀄컴을 불공정 혐의로 고소했다. 베이스밴드 프로세서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 경쟁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베이스밴드 프로세서는 휴대폰에서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칩이다. 미국 사법부와 함께 반독점 행위를 관할하는 FTC는 2014년부터 이 문제를 조사, 이번에 소송을 제기했다.

제소는 FTC 위원 중 2 대 1 찬성으로 이뤄졌다. 전체 FTC 위원 5명 중 2명이 공석인채 결정, 민주당이 다수인 FTC가 트럼프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둘러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퀄컴은 비슷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에서 1조3000억원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중국 당국도 14개월 조사 끝에 2015년 2월 퀄컴에 9억7500만달러 과징금을 명령했고, 유럽연합(EU)도 2015년 2월 퀄컴을 불공정 혐의로 제소하는 등 퀄컴이 지구촌 곳곳에서 `불공정 철퇴`를 맞았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FTC는 퀄컴을 반독점법 위반 불공정 혐의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이날 제소했다.

FTC가 문제 삼은 건 크게 세가지다. 먼저 퀄컴의 `노 라이선스 노 칩(No licence No chips) 방침이 문제가 됐다. 라이선스하지 않으면 칩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베이스밴드 프로세서를 구매하는 휴대폰메이커에 높은 로열티를 주고 자사 특허를 사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고객(휴대폰 메이커)이 특허 라이선스에 동의하지 않으면 베이스밴드 프로세서 공급을 줄이겠다고 협박했다고 FT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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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인텔과 대만 미디어텍 같은 경쟁사에는 판매하지 않고 휴대폰메이커에만 베이스밴드 프로세서 특허를 라이선스한 것도 문제가 됐다. 마지막으로 퀄컴이 2011~2016년 6년간 애플에게 자사 칩만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FTC는 “퀄컴이 불공정한 행위를 함으로써 경쟁사가 피해를 보고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을 저해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사는 휴대폰과 태블릿 가격이 높아졌다”면서 “퀄컴은 불공정 행위를 금하고 환경을 공정하게 되돌려 놔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퀄컴은 FTC 입장을 전면 부인했다. FTC가 결함 있는 법적 이론에 기반,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퀄컴은 “우리는 결코 불공정한 라이선스 정책을 시행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면서 “FTC와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소송 소식에 퀄컴 주가는 4% 하락했다. 이번 소송은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여러 해석이 나왔다. FTC는 미국 사법부와 함께 반독점법을 위반한 기업을 제재하는 곳이다. 위원은 총 5명인데 2명이 공석이다. 현재 있는 FTC 위원 3명 중 2명이 친 민주당이고 1명이 친 공화당이다. 친 민주당이자 위원장인 에디스 라미레즈(Edith Ramirez)는 오바마가 임명한 사람으로 다음달 10일 임기를 마치고 사임한다.

FTC 내 유일한 공화당원인 마우린 올하우센(Maureen Ohlhausen)은 이 소송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우린은 라미레즈가 떠나면 임시 FTC 의장을 맡는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발족하면 퀄컴 소송 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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