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매각과 경기침체 여파가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잉크젯 시장 절대 강자인 HP의 신제품 출하 중단과 함께 무한잉크젯 제품군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국내 잉크젯 시장 순위가 뒤바뀌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시장의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 누적 점유율은 캐논코리아가 28.1%로 HP의 26.8%를 넘고 1위를 기록했다. HP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33%와 31%를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3분기 점유율은 8%까지 곤두박질 쳤다. 반면 캐논코리아는 지난 3분기 점유율 40%를 달성하면서 1위로 올라섰고 3분기 누적 점유율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잉크젯 제품군 출하량은 경기침체와 함께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14년 119만대를 기록했던 시장규모는 15년 104만대로 줄었고 지난해는 17%가량 줄어든 8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 이후 매년 프린터 시장은 1% 안팎에서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지난 2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잉크젯 시장 하락,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매각은 잉크젯 시장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한 HP는 향후 국내서 삼성전자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현재 HP브랜드의 신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재고 소진에만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HP의 신제품 출하량 중단에 있다”면서도 “하락하는 잉크젯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무한잉크 분야 공략이 전체 시장 판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잉크젯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로 가성비를 강조한 무한잉크젯 제품군의 개인소비자와 기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잉크젯 시장의 하락기조속에서도 무한잉크젯 제품군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외산 기업을 중심으로 무한잉크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캐논코리아, 브라더 2015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정품 무한리필 잉크젯 프린터 신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적극적이다. 엡손 역시 다양한 스펙으로 업계 최대 무한잉크젯 시리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잉크젯 시장 하락에도 무한잉크젯 제품군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1위 자리를 지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6년 1~3분기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시장점유율 단위:% 자료:IDC>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