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차 개발 파트너로 엔비디아(NVIDIA)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7` 엔비디아 부스를 직접 방문해 젠슨 황 CEO와 만났다. 두 사람은 AI 기반 자율주행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가 이번 CES에서 전시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스테레오카메라 등 센서 기반 자율주행차다. 센서가 받은 정보를 분석하는 반도체는 엔비디아 칩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서 엔비디아 반도체 성능을 검증한 만큼 AI 자율주행차도 엔비디아를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8년 이후 AI, 딥러닝, 5G 커넥티비티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보통신(IT) 기술과 차량을 융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자체가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을 하는 차량이다. 토요타, 닛산,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차에 AI를 적용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내놓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그간 AI(인공지능)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자동차 분야에서도 AI가 많은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엔비디아가 AI, 그래픽 인지 및 처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력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토요타 부스를 찾아 AI 자율주행 콘셉트카 `콘셉트-愛(i)`와 관련 영상을 지켜봤다. 콘셉트-i는 음성인식 AI 비서 `유이`를 적용, 운전자와 교감하는 콘셉트다. 정 부회장은 닛산, 혼다, 포드 등 다른 경쟁사 부스도 들러 전시차량과 자율주행 기술 등을 살폈다.
정 부회장은 독일 부품업체 `보쉬(BOSCH)` 부스를 찾아 30분 이상 머무르며 커넥티드 모빌리티,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인더스트리 관련 전시물을 살폈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 부스도 방문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QLED TV 전시물을 시청하면서 직원과 손가락으로 화면 곳곳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눴다. LG전자 부스 `SMART ThinQ` 코너에선 IoT 기반 전시물과 홍보 영상을 봤다.
정 부회장은 `하이퍼 인텔리전트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인 시스코의 척 로빈스 CEO와도 회동했다.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만나 구체적인 세부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상기기업체 `고프로` 부스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중국 드론업체 `DJI` 부스에서는 신형 드론 시연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 밖에도 몬스터, ROLI 등 음향업체, 벨로다인, ZF, 마그나 등 자동차 부품업체도 챙겼다.
정 부회장은 어느 부스가 가장 인상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파나소닉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답했다. 파나소닉의 전기차용 배터리, 커넥티드카는 물론 광대역 항공 안테나, 디스플레이, 다국어 번역기술, 기가팩토리(테슬라와 협력 중인 배터리공장) 관련 전시를 둘러봤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