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18라인에 통째로 독자 `OHT`

공장자동화 로봇 국산화로 年 2000억 이상 수입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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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18라인에 도입되는 세메스 OHT 시스템.

삼성이 반도체 공장 자동화 핵심 장비인 OHT(OverHead Transport)를 국산화했다. 10년 연구개발(R&D) 끝에 나온 의미 있는 성과다.

OHT는 반도체 웨이퍼가 담긴 통(FOUP)을 자동 운반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일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 사용해 왔다. 삼성이 OHT를 자체 개발함으로써 연간 수천억원대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장비 계열사 세메스는 삼성전자 평택 18라인용 OHT 장비 공급·구축 수주를 받았다. 세메스는 올해 기흥, 화성 반도체 공장에 관련 솔루션을 소량 공급했다. 그러나 라인 1개 물량을 통째로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HT는 공장 천장에 설치된 고정 레일을 따라 웨이퍼가 담긴 통을 각 공정 장비로 옮기는 이송 시스템이다. 하드웨어(HW)는 먼지와 진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송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평택 18라인에 도입되는 세메스 OHT는 초당 직선으로 3m, 곡선에서 1m를 조용하게 먼지 없이 움직일 수 있다. 이 정도 스펙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메스는 앞으로 첨단 소프트웨어(SW)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공정 작업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면 병목 현상이 생기면 안 된다. 삼성전자가 18라인에 세메스 OHT를 전격 도입하는 것은 HW와 SW 기술력이 양산 라인에 도입할 만큼 충분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OHT 시장 최강자는 일본 다이후쿠다. 1937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 자동화 솔루션 업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 인텔, TSMC 같은 세계 굴지의 반도체 업체들이 다이후쿠 OHT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2006년 OHT 시스템 국산화 계획을 세우고 생산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R&D)을 시작했으며, 세메스가 R&D 성과물 일부를 넘겨받아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 OHT 독자 상용화는 정보 보안 측면에서도 큰 성과다. OHT를 라인에 깔려면 공정 흐름 전반의 정보와 생산 용량 등 핵심 정보를 내줘야 한다.

삼성이 OHT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것은 독자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메스는 OHT 시스템을 삼성전자 이외 외부 업체로 판매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 하나에 OHT 시스템을 통째로 공급할 때 기대 매출액 규모는 2000억~3000억원이 될 것”이라면서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세메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반도체 분야 투자가 없어 고전했지만 최근 삼성전자 3D 낸드플래시 라인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1조원 매출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정, 식각 장비에 이어 OHT 같은 자동화 장비도 1조원 매출 달성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고객사의 투자 확대로 내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세메스는 내년 경영 목표로 1조원 중반대 매출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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