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미국과 독일에서 전방위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는 2009년부터 2년간 특허 침해를 놓고 소송전을 벌인 악연이 있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노키아는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과 독일 뒤셀도르프, 만하임, 뮌헨 법원 등 미국 법원 한 곳과 독일 법원 세 곳에서 특허기술 침해 혐의로 애플을 제소했다. 소장에서 노키아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칩셋 △비디오코딩 등 자사 핵심 특허 기술 32건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컴퓨터, 애플 TV 등 애플 거의 모든 제품에 걸쳐 특허권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노키아는 밝혔다. 무선 신호를 전송하고 증폭하는 기술, 자연언어 질문을 데이터베이스 언어로 번역하는 일반 기술도 특허 침해 목록에 포함됐다.
한때 휴대폰 판매 세계 1위였던 노키아는 휴대전화 사업 부분을 매각, 지금은 특허권 면허가 주 수입원이다. 두 기업은 이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특허권을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인 전력이 있다. 당시 두 회사는 소송과 맞소송으로 대립각을 세우다 2011년 애플이 노키아 특허를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 다툼을 마무리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소송에 대해 “양사 합의 후 5년이 지나 계약을 연장하라는 노키아 요구를 애플이 거부하면서 해묵은 특허권 분쟁이 재연된 것”이라고 전했다. 노키아 특허 사업 책임자 일카 라나스토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도 즉각 대응했다. 애플은 일련의 특허권 보유 회사를 상대로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주 연방법원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이들 회사가 노키아와 공모해 혁신적 휴대전화 공급업자와 소비자로부터 부당하고 독점적 방식으로 과도한 수입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는 두 기업 분쟁이 다시 시작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재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키아·애플 특허권 분쟁 일지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