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진 `우주강국의 꿈`…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 10개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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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장면

한국형 발사체 시험 발사 일정이 결국 10개월 연기됐다. 정부는 예비·본 발사 일정 연기는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시험 발사가 미뤄지면서 순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를 활용한 달 탐사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시험 발사 연기로 인건비 등 소요 예산이 늘어날 소지도 커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제11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시험 발사 연기를 담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에 앞서 올해 5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2017년 12월에 한국형 발사체 시험 발사가 어렵다고 미래부에 보고한 바 있다.

위원회는 한국형 발사체의 1단과 2단에 탑재될 기본 엔진인 75톤(t) 액체엔진의 시험 발사 일정을 2017년 12월에서 2018년 10월로 조정하기로 했다. 첫 시험 발사는 엔진 성능 확인을 위해 75t 엔진만 날린다.

위원회는 시험 발사 연기 이유로 독자 기술로 처음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술상의 시행 착오`와 `사업관리 체계의 한계`, 연구 인력 부족과 열악한 산업체 환경으로 개발 기간 단축이 어려운 `연구개발(R&D) 환경의 한계`를 들었다. 위원회는 2017년 12월 시험 발사를 강행하면 발사 실패 가능성과 폭발 사고 위험이 크다고 판단, 연기 결정을 내렸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국장)은 “일정 지연 이야기가 나온 것은 몇 달 전”이라면서 “기술 검증을 다각도로 해서 한 번 더 일정을 수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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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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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 개발 추진(기존안)

한국형 발사체 개발 `KSLV-Ⅱ` 프로젝트에는 2017년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 1차 발사 △2020년 6월 2차 발사 △2020년 달 탐사 계획이 들어 있다. 2010~2021년 총사업비를 2조원에 가까운 1조9572억원 배정했다.

2017년 시험 발사가 미뤄지면서 2019~2020년에 예정된 예비·본 발사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배 국장은 “현재는 3단계 사업을 2018년 4월부터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그러나 2단계 시험 발사 성공 여부를 보고 실패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3단계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예산 증액도 논란거리다. 미래부와 항우연은 기간이 늘면서 증가하는 인건비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출연금이나 타 사업으로 인건비 충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 국장은 “시험 발사가 연기 되면 소폭의 예산 증가 수요는 있을 것”이라면서 “인건비가 크지 않다고 판단, 총 사업비를 증액하지 않고 수행할 수 있다고 봤다. 항우연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의 인건비는 이 사업 외에도 기존 출연금이나 인건비 확보 부분이 있어 커버되기 때문에 총 사업비는 조정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200대 중점 우주기술개발 로드맵, 한·미 우주기술협력 협정, 항우연을 우주개발 전문 기관으로 지정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200대 중점 우주기술개발 로드맵은 우주 개발 성공 수행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 전략 수립 현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임무 달성에 필요한 754개의 수요 기술을 도출하고, 그 가운데 시급성·경제성·기술확보 중요도 등을 고려해 200대 중점 기술을 선정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