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기업이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해 손잡았다. 민·관 합동 `차세대 코인리스 시스템`이 새해에 구축된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코인리스(Coinless Society) 프로젝트에 대형 유통사와 정보기술(IT) 기업, 핀테크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21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한은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추진 예정인 동전 없는 사회 구현 시범 사업에 스타벅스, 신세계, 네이버가 참여한다.
정부는 동전 사용 및 휴대에 따른 국민 불편을 완화하고 동전 주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동전과 지폐 등 화폐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1440억원이다. 2014년 1215억원보다 18.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동전(주화)은 540억원으로 전년(408억원) 대비 32.4%나 증가했다.
전국 최대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와 신세계가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 새해 초 시행 예정인 코인리스 사업에 이들 매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짙다.
최근 스타벅스와 신세계I&C가 한은에 애플리케이션(앱)카드 잔돈 충전 방식 사업 참여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 매장과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위드미(편의점) 일부 매장을 동전 없는 매장으로 지정해 잔돈을 앱카드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국 1000개 매장 가운데 현금을 거의 쓰지 않는 매장이 꽤 많다”면서 “동전에서 더 나아가 현금까지 없애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I&C도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위드미(편의점) 등에 `동전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최대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 신세계I&C 등이 한은의 `동전 없는 사회`에 동참하면서 파급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 비바리퍼블리카 토스(간편송금) 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들 사업자도 프로젝트 최종 참여를 협의하고 있어서 국내 유통사는 물론 대형 IT기업, 스타트업까지 동전 없는 사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판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간 정산은 우선 기존 교통카드의 정산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와 이비카드(캐시비) 등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사업자는 새해 1월에 선정한다.
한은은 선불카드 충전 방식은 확대에 한계가 있어 잔돈 계좌 송금, 앱카드 충전 방식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시중은행 관계자가 한은에 모여 잔돈 계좌 송금 방식을 협의했다. 금융결제원이 중개센터 역할을 맡고 정산을 해 주기로 했다. 인터넷뱅킹 등 금융기관의 일반 고객 간 자금 이체를 처리하는 전자금융공동망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편의점, 약국, 마트 등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사고 잔돈을 받을 때 소비자의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계좌에 잔돈이 자동 입금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 이용자는 결제원이 만든 중개센터에 휴대폰 번호나 계좌 등을 등록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이 개별로 추진하던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이 한은 중심의 국가 프로젝트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사업이 정착되면 동전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새로운 스마트금융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