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현판을 걸자마자 국민연금관리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간 의혹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독일 당국에 수사공조도 요청했다. 초반부터 공격적 수사를 펼칠 것이 예고되면서 수사대상 전체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박 특검팀은 이날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관련자 개인 주거지 등 10여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상식적인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압수수색은 이날 박 특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가진 시각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 특검은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첫 압수수색은 청와대를 비롯해 삼성그룹 관계자가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삼성측 연결고리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지목, 가장 먼저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의 효율성을 택했다. 박 대통령과 삼성간 연결 성격 규명에 초반 수사력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특검팀은 삼성 고위관계자들을 비공개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태 진원지가 된 정유라씨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이규철 특검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씨에 대한 여권 무효화에 착수하고 소재지 확인을 진행 중”이라며 “수사 중인 수사 기록, 거래 내역, 통화 내역 등 재산 동결을 위한 사법 공조 방침을 독일 검찰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여권 무효 조치를 내려 독일에서 추방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검 공식 수사 첫날부터 10여곳에 압수수색 한 것을 두고 특검팀이 향후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초반 최대한 많은 피의자들 신병과 증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총수도 다시 소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주요 대기업 총수는 출국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