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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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과학기술 분야는 `연구개발(R&D) 혁신`에 힘을 쓴 한 해였다.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과학기술전략본부가 신설됐지만 더 빠른 혁신 속도를 내겠다며 올해 5월 대통령 주재 과학기술전략회의가 신설됐다. 제3차 전략회의는 대통령 탄핵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1~2차 회의에서 논의된 R&D 혁신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된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는 진행형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혁신도 계속되고 있다. 전자신문은 상반기 `출연연 대개혁` 시리즈로 출연연이 처한 문제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후 출연연은 대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발족, `자발 혁신`에 나섰다. 상향식이 아닌 하향식의 자발 혁신이란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혁신위가 최근 발표한 혁신안에는 국가대표급 융합 연구팀을 꾸리고 연구 자율성 확대, 부정 연구 엄벌제 도입 등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의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를 둘러싸고도 큰 논란이 있었다. 국방부는 올해 상반기에 2023년 이후 연평균 2만~3만명의 병역 자원 부족이 예상된다며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를 검토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관련 부처와 협의한다며 한발 뺀 상태지만 여전히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국방부의 침묵이 이어지자 국회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달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병역법`을 일부 개정한 이공계 병역특례 유지 법안을 발의했다. 국방부가 병역 자원 수급 정책을 변경 수립 시 관계 행정기관장과 협의를 거친 뒤 사전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해외에서도 뜨거운 뉴스가 많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에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가 확인됐다.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연구팀이 올 2월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중력파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중력파의 직접 검출이 이뤄져 실체가 밝혀진 것은 아인슈타인 주장 이후 100년 만에 이뤄진 일로, 인류 역사상 최초다. 중력파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생기는 중력장(시공간)의 출렁임이 물결처럼 전파되는 파동을 일컫는다.

11월에는 파리기후변화협정도 발효됐다. 기후변화협정은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197개국이 참여해 만든 신기후체제다. 2020년 종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 그 이후 195개국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해서 산업화 이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114개국(11월 기준)이 파리협정에 비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은 발효됐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