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파수 전쟁이 시작됐다. 5세대 이동통신 표준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을 보유한 미국, 일본과 손잡았다. 한·미·일 3국은 28㎓ 대역을 5G 표준으로 제정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른바 3국 동맹을 결성한 셈이다. 3국 정부와 기업은 `28㎓ 이니셔티브`를 결성했다. 얼마 전 첫 비공개 회의도 가졌다. 28㎓ 이니셔티브는 우리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제안·발족한 모임이다.
상대 진영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래 주파수 전쟁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한·미·일 3국의 대척점에는 중국이 있다. 통신 정책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연합(EU)도 중국과 한 배를 탔다. 이들 국가는 국제표준 후보 대역으로 제시된 28㎓에 난색을 표한다. 그 결과 주파수 표준을 정하는 `2019년 세계전파총회(WRC-19)` 후보 대역에서 28㎓는 제외됐다. 중국과 중동, 유럽 일부 국가가 28㎓ 대역을 위성통신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표준 확정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자국에 유리한 주파수가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기를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표준으로 채택된다면 산업 측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후방산업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5G 표준이 우리 정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인내심을 발휘해서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28㎓ 대역의 장점을 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 이 대역은 26.5㎓~29.5㎓의 3㎓ 폭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다. 5G 기술 조건인 20Gbps 이상 초고속 이동통신을 위해 2~3개 이통사에 800㎒ 이상 초광대역폭을 분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역으로 꼽힌다. 한편으로는 `사실상 시장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민간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역시 한발 빠른 상용화로 표준에 다가서야 한다. 3국이 28㎓를 활용한 5G 상용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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