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가상현실(VR) 산업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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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석 피엔아이시스템 VR사업본부장/이사

최근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VR) 산업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창의 콘텐츠를 중요시하던 창조 경제의 기본 틀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과 더불어 정부 지원의 VR 사업 취소 등 산업에 불길한 뉴스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는 주요 대형 게임 기업이나 중견 기업이 VR 산업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타트업과 소형업체의 남아 있는 열정에 마저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세계 추세로 보면 미국, 중국, 한국이 VR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한국은 하드웨어(HW)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개발이 활발하다. 게다가 국내 얼리어답터는 전문 지식을 갖추고 최신 정보 전달과 확산이 빠른 경향이 뚜렷하다. 콘텐츠 개발에도 한순간조차 방심할 수 없다. 중국은 최근 한국 콘텐츠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우후죽순 만들어진 VR 기기 제조사들의 폐업으로 분위기가 주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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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그러나 3차원(3D) TV처럼 인기가 시들진 않을 전망이다. 중국도 기술력을 닦은 제련된 VR 업체가 다수 등장할 것이다. 한국과 협업을 계속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은 진출이 쉽진 않아도 아직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 전자기기 얼리어답터는 까다롭고 고객층이 두텁다. 어설픈 기술과 콘텐츠로는 까다로운 유저를 만족시킬 수 없다. 한국 VR 기술이 다소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것은 이런 악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조건의 한국 VR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외국에서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된다. 가상공간에서 걷기 위해 신발을 갈아 신거나 안전 장구를 따로 착용하지 않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면 몇 년 안에 가정, 책상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VR기기 등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현재 VR방이나 테마파크에 VR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해당 수익이 다시 VR 업체에 돌아간다면 관련 업체의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VR 산업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멀미와 규제다. 먼저 사용자가 호소하는 멀미는 VR 산업이 시급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멀미는 시각과 전정기관의 불일치에서 생기는 인지부조화 현상이다. 일상에서 쓰는 멀미약을 먹거나 붙이는 것으로는 해소하기 어렵다. 많은 콘텐츠 업체가 VR의 재미와 멀미 사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콘텐츠도 인지부조화를 완화할 방법이 있으며, 어트랙션 업체도 인지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표준을 제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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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VR 산업에 대한 규제 역시 세계화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인프라 국가인 대한민국이 신융합 기기에 전파전기안전검사(KC인증) 통과가 어렵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KC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서 국내 업체마저도 VR기기 분류 결정이 반려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어느 산업군에 속하는지 몰라 표준원에 분류 결정을 받아와야 한다는 말을 듣는 현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VR방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아 건축법, 관광진흥법, 게임등급물 심의 등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문을 열지 못할 상황에 처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세계 VR 시장 규모가 올해 67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서 2020년 700억달러(77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VR 산업이 국내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거 도약조차 어려워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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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우주관람차 VR

윤은석 피엔아이시스템 VR사업본부장/이사 cto@pnis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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