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까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새누리당이 16일 원내대표 경선으로 계파 간 명운을 건 혈전을 치른다. 친박·비박 대표 선출에 따라 여야정협의체 구성도 기로를 맞는다.
새누리 비박계는 원내대표-정책위 의장 경선에 4선 나경원 의원과 3선 김세연 의원을 출전시키기로 확정했다. 친박계에서는 4선 정우택 의원과 재선 이현재 의원을 후보로 결정했다.
경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분당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비박계는 경선 패배 시 탈당을 벼르고 있어 당 내분사태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비주류 단일 후보로 출마한 나 의원은 경선을 하루 앞두고 자신이 당 화합을 이룰 `중도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당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 속에서 화합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제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는 당으로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를 상징하는 원내지도부가 들어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어렵고 나라가 위중한 상황에서 이현재 정책위의장 후보와 함께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구성해 당과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화합과 상생으로 반드시 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협치 성공모델을 구축해 실질적 협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대 계파는 이번 경선을 앞두고 당내 중도 세력 지지를 이끌어내는 게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고, 막판까지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과 오는 21일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야권을 향해 각 정당별로 권한대행과 `1대1 회동`을 갖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정의당과 국민의당은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제안에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탄핵 가결에 따른 과도국정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회-정부 정책협의체 구성 등 제반 논의는 각 당을 따로 면담하듯 만날 사안이 아니다”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탄핵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한 발상이다. 또 야당을 갈라치겠다는 얄팍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반면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황 대행이 제안한 각 당과의 개별 대화는 응하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다만, 친박계가 새누리 새 지도부로 구성된다면 대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제로 내걸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