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에 대한민국 1호 은행인 한성은행이 문을 열었다. 120년이 흐른 2016년에 정보기술(IT)뱅크 1호인 케이뱅크가 새 금융 역사를 쓰기 위해 출발점에 섰다. 한성은행은 민족 자본으로 출범한 국내 첫 은행, 케이뱅크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금융이 융합되는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다.
100% 비대면, 지점이 필요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정부로부터 본인가를 받고 내년 1월 말 문을 연다. 24년 만에 출범하는 신규 은행이다.
금융위원회가 14일 케이뱅크 은행업을 인가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말에 영업을 시작한다.
케이뱅크는 이날 10년 후 자산 15조원, 넘버 원 모바일 은행을 목표로 선언했다. 24시간 365일 고객이 원하는 곳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금융 백화점`을 지향한다.
단순 송금과 이체는 물론 비대면 실명 확인을 이용한 계좌 개설, 대출 등 전통 은행의 모든 업무를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지점 방문, 순서표 대기, 신청서 작성, 전산 입력, 신분증 확인, 통장 교부, 계좌 개설 등 기존의 은행 업무를 10분 안에 비대면으로 완료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한다.
심성훈 케이뱅크 초대 은행장은 “IT 시스템 통합 테스트와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종 점검을 거쳐 이르면 새해 1월 말에서 2월 초에 은행을 공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소비자들이 새로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도록 철저한 소비자 보호와 보안 위험 방지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중신용자·청년층의 중금리 대출, 좀 더 낮은 결제·지급 수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를 기대한다”면서 “IT·벤처업계와 협업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나아가 우리 금융 산업의 해외 진출 첨병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는 전통 은행과 다른 사업 모델을 다수 공개했고, 소비자 평가만 남겨 두게 됐다. 기존 금융에 익숙한 소비자가 비대면 기반 서비스를 편리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실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KT, 우리은행, 한화생명, GS리테일, KG이니시스, KICC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21개 사업자가 주주로 참여했다.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은산 분리에 가로막힌 은행법 개정이다. 정부는 이날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입법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예상 서비스(구성-본지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