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케이블TV, 동등결합으로 모바일없는 구조적 한계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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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케이블TV가 새해 2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를 공식화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발표,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제반 환경이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에는 동등결합의 원칙·방법·절차 등 기준이 제시, 사업자 간 자율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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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결합 상품 출시되면?

2월부터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SK텔레콤 이동통신을 결합, 월 1만6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6개 케이블TV 사업자는 SK텔레콤 유무선 결합상품 `온가족플랜`과 동일한 할인 제공을 목표로 할인율을 조정하고 있다. 온가족플랜은 가족이 보유한 모바일 기기 회선 수와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기준으로 이용 요금을 할인해 준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초고속 인터넷 요금이 3만원 미만이면 20%, 3만원 이상이면 30% 할인을 각각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할인액을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온가족플랜과 유사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13일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되면 가입자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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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결합 상품 출시는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만을 사용해야 결합상품 가입이 가능했지만 SK텔레콤+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선택이 가능하게 됐다.

◇동등결합 가이드라인 배경은?

미래부가 방송통신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건 이통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협상만으로는 실제로 동등결합 시행에 이르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제도로는 이동통신역무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관련 고시(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유형 및 심사기준)에 따라 동등결합을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거래 조건, 판매 방식 등을 사업자 간 협상에 일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등결합 상품 출시 논의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부는 가이드라인 발표에 앞서 SK텔레콤과 6개 케이블TV 사업자 간 협상을 끈질기게 중재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동등결합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은?

가이드라인은 동등결합 협상에 관한 자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대립할 수 있는 항목마다 기준을 제시, 앞으로 사업자가 동등결합 협상을 진행할 때 협상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이드라인은 동등결합의 원칙, 방법, 절차 등에 대한 기준과 거래 대가 산정 등 거래 조건 관련 사항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선 동등결합 원칙을 `선 동등결합, 후 검증`으로 명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없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등결합 원칙은 동등결합이 활성화되기 위해 이용자 후생(요금, 할인액, 판매 수수료, 마케팅 정책 등) 측면에서 기존 사업자가 판매하고 있는 결합상품과 동일한 혜택 제공이 필수라고 명시돼 있다.

즉 SK텔레콤은 케이블TV 인터넷상품 이용자에게도 SK브로드밴드 인터넷 결합상품과 동일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또 SK텔레콤은 케이블TV 인터넷 판매 대리점에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을 판매할 때와 동일한 수수료를 줘야 한다.

그러나 제공사업자(SK텔레콤)가 케이블TV가 동의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객관화 근거로 들면서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하면 차별 적용을 할 수 있다.

단 최소 1년 이상의 시행 기간을 거쳐 입증 가능한 통계와 사례를 바탕으로 상호 검증, 거래 조건을 재결정해야 한다. 케이블TV는 상품 출시 1년 동안은 무조건 이동통신사의 결합상품과 동일한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동등결합의 다양한 방식도 명시했다. 동등결합 대상 서비스 가입 고객에게 이용사업자의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 위탁받아 자신의 서비스와 결합 판매하는 방식, 양측 간 동의가 있는 경우 제공사업자가 이용사업자의 서비스가 포함된 동등결합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기타 합의된 방식 등이다.

절차도 명확히 제시했다. 협상 과정에서 고의 지연이나, 현실상 불가능한 제공 시점을 제안하는 등 일정을 통해 시행을 어렵게 할 가능성을 없앴다.

늦어도 협정 체결 희망일 90일 이전에 제공을 요청하고, 시행일은 협정 체결 희망일로부터 180일 이내로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동등결합 협상 기준으로 다양한 요소가 명시돼 적용된다. 타사 가입자 정보를 자사 영업 정보로 활용을 금지했고, 의무 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 이외에 동등결합을 자발로 제공하는 사업자도 동등결합 제공이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갈등이 빚어질 경우 사업자는 미래부에 조정·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

조경식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앞으로 일본 등 주요 국가의 동등결합제도 운영 내용과 시행 경과를 비교·분석하는 등 제도 정착과 실효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