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 수출비중은 증가했지만, 수출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중견기업은 726억9574만달러, 중소기업은 785억733만달러 수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중소기업 수출비중은 37.4%로 최근 들어 사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견·중소기업군 수출비중은 지난해 35.9%, 2014년 33.7%였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우리나라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 수출실적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수출실적은 위축됐다. 올 10월까지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4050억779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6.7%, 1.5% 역성장했다. 대기업 수출실적은 2513억548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악화됐다.
늘어나는 중견·중소기업 수출비중에도 이를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대기업의 급격한 수출 감소로 전반적인 수출 침체 속에서 나타나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3년 사이 10% 중후반을 유지하던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작년 12월 20.8%를 기록하며 20%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수출규모는 올해 들어 5월(20.1%), 9월(20.0%)에도 20% 선을 넘었다. 반면 수출실적은 이미 지난해부터 악화 중이다.
문경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연구원은 “대기업 수출 감소폭이 심화된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 수출 감소폭은 이보다는 적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계 수출비중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전자,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 대기업 주력 수출품목이 모두 침체된 상황”이라며 “이 여파로 부품 납품 등으로 간접 수출하던 중소·중견기업까지 실적이 동반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지원 방향이 균등지원에서 차등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을 하는 중소기업은 기본적 역량이 높다는 증거”라며 “이제는 수출 상위 중소기업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표】올해 10월까지 대·중견·중소기업 수출규모(단위 : 1000달러)(자료: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