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IT거물들에 `채찍` 들까?...아니면 당근? ...14일 회동 관심

`채찍`이냐 `당근`이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이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14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간담회를 갖는다. 세계 정보기술(ICT)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 기업 CEO와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지난 미 대선 기간중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애플의 스마트폰 공장 미국 이전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어 어떤 언급이 있을 지 시선이 쏠린다.

Photo Image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 기업은 민주당을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도 실리콘밸리 등 미국 IT업계는 반 트럼프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가 IT기업에 중요한 자유무역과 이민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퀄컴 회장 등 미 IT 및 과학기술계 인사 145명은 대선 기간 중 “트럼프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은 전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유일했다. 트럼프 역시 IT업계를 좋게 보지 않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데 애플, IBM 등이 외국에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트럼프가 IT기업인들과 관계 개선을 시도할지 아니면 일자리 창출 압박을 하며 길들이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테크서밋(원탁회의)`이라 명명된 간담회에는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IT업계 거물 10여명이 참석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와 슈미트 알파벳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참가가 확정됐다. 이외에 척 로빈스 시스코 CEO, 지니 로메티 IBM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인텔 CEO,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도 참가 의사를 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집권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아마존과 테슬라 두 IT기업 CEO도 참가한다. 대선 기간 중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에 비 우호적 기사를 쏟아냈는데 워싱턴포스트 사주가 베저스 아마존 CEO다. 또 트럼프는 신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를 강조, 신재생에너지 대표기업인 테슬라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초청장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페이팔 공동창업자로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하게 정권인수팀에 참가한 피터 틸 등 세 명 이름으로 발송됐다. IT전문지 리코드는 “(트럼프 측이) 약 12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면서 “IT지도자들은 이 모임에 별로 열광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일자리 창출 압박에 맞서 참석자들은 미국 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규제 완화를 동시에 요구할 전망이다. 카츠 오라클 CEO는 “우리는 트럼프를 도울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도울 것”이라면서 “세금과 규제를 완화하고, 무역협상을 지원한다면 미국 IT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과 연관성이 작은 우버, 에어비앤비, 세일즈포스닷컴, 슬랙, 드롭박스 경영진은 초청대상에서 빠졌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