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산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비즈니스와 거리가 있는 사업은 매각하고 미래 신성장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과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기업이 `생물`처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기존 사업만 고집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기업을 자주 목격해 왔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7번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최근 10년동안 M&A 합계가 27건인 가운데 올해 성사 건 비중만 27%에 이른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 중국 전기자동차 부품업체 비야디(BYD·지분 인수), 미국 명품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국내 M&A 사상최대 규모인 하만 인수도 성사시켰다. 차세대 문자메시지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 기술 기업인 뉴넷캐나다도 품에 안았다.
우리는 지금 산업 진화과정을 4차 산업혁명 초입으로 보고 있다. 기업 경영과 기술 개발 방식도 예전과는 다를 필요가 있다. 필요한 기술이나 브랜드가 있다면 이의 확보 시간을 줄이는 게 경쟁력이다. 좋은 M&A는 단번에 경쟁자를 제압하는 수단이다. 연결과개발(C&D)라는 말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제는 M&A의 성과도 따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신년 미국에서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북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 한 후 양사가 협업해 내놓는 첫 제품이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가전에서 삼성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삼성의 M&A 결과에 대한 평가 척도처럼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삼성의 M&A를 최근 트렌드에 맞는 시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새로운 접근법은 중요하다. 이에 따른 결과는 시도보다 더 중요하다. 삼성의 인수합병이 좋은 성과로 증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