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ETF 매매 증권사처럼…대구銀, 창구서 실시간 거래
대구은행이 내년 은행권 최초로 신탁계좌 운용 시 코스콤 `오픈 API 플랫폼`을 적용한다. 과거 은행은 전화나 메신저로 증권사에 주문해 대응이 느렸지만, 앞으로 은행 창구에서 직접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내년 9월부터 오픈 API를 이용해 신탁계좌를 운용할 예정이다.
8월 코스콤은 25개 금융투자회사 금융서비스를 표준화된 프로그램 명령어(API)로 처리하는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본격 가동했다. 코스콤은 금융위원회 핀테크산업 활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 1년간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오픈플랫폼을 활용하면 금융·증권업 관련 스타트업은 고객 거래 정보를 습득해 투자자문 등 자사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대구은행은 오픈 API를 이용한 핀테크기업 에프엠소프트(fmsoft)의 주문관리시스템(Order Management System)를 적용한다.
에프엠소프트는 증권 분야에 주문집행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핀테크업체다. OMS는 증권사와 1000개 이상 계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이 가능하고 주문 지시만 내리면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절한 시간과 조건을 찾아 집행하는 구조다.
나영재 에프엠소프트 대표는 “대구은행에 적용되는 OMS는 자동화된 신주문시스템으로 장중에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다”며 “은행 유지보수 비용이 기존보다 적게 들어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은행에서 신탁계좌를 운용할 때 대부분 창구에서 증권사에 전화를 하거나 메신저로 주문했다. 직접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장중 실시간 매매가 어려워, 장종가로 신탁 거래하는 등 대응이 느려 고객 수익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시스템이 적용되고 나면 은행 창구에서도 증권회사 창구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실시간 주문이 가능하다.
대구은행은 현재 시스템 도입을 위한 분석에 돌입, 곧 설계에 들어가 내년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기존 신탁운용을 해오지 않았지만 이번 오픈API 주문플랫폼 도입, 주식, ETF 활성화로 수익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 투자 규모가 큰 VIP고객 가운데 5060세대가 많은데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근이 쉽지 않다”며 “은행창구에서 편안하게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시장경제 상황 분석을 듣고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로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 받는 등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