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가 이사, 상무급 인사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아자동차 `K7`이 출시 전부터 임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으며 삼성그룹 임원차량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그랜저IG `삼성에디션`을 준비하는 등 임원용 차량 `왕좌`를 되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한 대기업 대부분은 임원용 업무차량으로 그랜저IG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기아차 K7과 제네시스 `G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지엠 `임팔라`, 르노삼성차 `SM7`, 현대차 `아슬란`, 쌍용차 `체어맨W` 등은 일부 임원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삼성그룹은 상무급 임원에게 3000㏄ 이하, 4000만원 미만 차량, 전무급 임원에게 6000만원 이하, 3500㏄급 차량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선택 가능 차종으로는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르노삼성 SM7, 쉐보레 임팔라, 제네시스 G80 등이다. 다만 제네시스 G80은 전무급 이상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기업체들도 임원에게 직급에 따라 △2400cc 이하 △3000cc 이하 △3500cc 이하 △5000cc 이하 등으로 구분해서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임원용 차량 시장은 연간 약 3만대 수준이다. 규모는 작지만 `임원용 차량`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완성차 업계가 공을 들인다. 임원용 차량 판매결과는 일반 판매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해 삼성그룹 상무급 승진 임원 220명 중 106명이 K7, 79명이 그랜저를 각각 선택했다. K7은 신형 그랜저 출시 전인 올해 1~10월 4만5825대가 판매돼 그랜저(4만3502대)보다 5.3%가량 앞섰다.
현대차는 올해 임원용 차량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지난 10월 말께 신형 그랜저가 출시하기도 전에 삼성그룹 임원용 맞춤형 사양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형 그랜저 삼성 에디션은 가솔린 2.4리터 엔진에 지능형 안전 기능을 포함한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 최고급 나파 가죽시트 등 일반 판매 모델보다 다양한 고급 사양을 갖췄다. 다만 선루프는 사치 품목으로 취급돼 스펙에서 제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원용 그랜저는 일반 차량보다 고급스러운 사양을 추가해 높은 품격을 강조했다”며 “지난해 K7이 신차 효과로 1위를 차지한 것처럼, 그랜저도 신차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K7 하이브리드를 통해 맞선다. K7 하이브리드의 공략 대상은 LG그룹이다. 기아차는 LG그룹에 신형 K7 하이브리드 전시 차량을 두고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승차도 운영했다. 다른 주요 그룹에도 15대 안팎의 전시·시승차를 제공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임원들에게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하이브리드차량을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미 LG그룹 상무급 임원 중 상당수가 현대·기아차의 준대형 하이브리드차를 타고 있다.

한편 현대차 아슬란은 그랜저와 K7에 밀려 임원용 차량 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 모델을 주력으로 상무급 임원, 3.3 모델을 전무급 임원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임원용 차량 선택 사항에서 아슬란을 제외하는 등 임원용 차량 판매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아슬란 판매 비중 60% 이상이 법인차량으로, 대기업 임원, 관용차 등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판매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량은 1738대로, 월 평균 158대 밖에 팔리지 못했다. 출시 당시 연간 6000대를 판매하겠다던 목표의 20%에 불과하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