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개척자 페블, 핏빗에 매각

스마트워치 시장 개척자인 페블(Pebble)이 매각된다. 인수업체는 애플을 제치고 웨어러블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핏빗(Fitbit)이다. 피트니스밴드가 중심인 핏빗은 페블을 앞세워 애플의 스마트워치 아성에 도전한다.

핏빗은 7일(현지시간) 페블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매각대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4000만달러 이하일 것으로 예상했다.

페블은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더는 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고, 판촉도 없을 것이며, 새로운 상품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에서 페블의 하드웨어 부문은 제외됐다. 핏빗은 페블의 소프트웨어엔지니어, 테스터, 운용체계(OS)와 앱 등 지식재산(IP), 클라우드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부문만 인수하기로 했다. 서버와 재고 등은 따로 매각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당초 페블은 2억달러를 요구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대폭 낮춰졌다”면서 “이 금액은 페블이 킥스타터를 통한 소셜펀딩 자금 반환 등 빚을 청산하는 데 대부분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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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 스마트워치

페블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2000만달러 자금을 모으며 주목을 한몸에 받은 스타트업이다. 2012년 애플 워치보다 2년 앞서 첫 스마트워치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IDC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 하락했다. 그 중 페블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20만대에서 올해 10만대 수준으로 약 54% 감소했다. 페블은 올초 직원의 4분의 1를 감축하기도 했다. 결국 웨어러블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범용 시장 확장에 한계를 드러낸 끝에 문을 닫았다.

지난 5월 페블2, 타임2, 페블 코어 3가지 신제품을 발표했던 페블은 더 이상 제품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페블2는 이미 출하가 됐지만 타임2와 페블 코어는 취소되면서 킥스타터 후원자에게 환불이 이뤄질 예정이다.

에릭 미기코브스키 페블 창업자는 “페블은 더이상 독립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회사의 묻을 닫고 페블 기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는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3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성장하는데 그쳤다.

핏빗이 이중 530만대를 판매해 23.0%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샤오미 380만대(16.5%), 가민 130만대(5.7%), 애플 110만대(4.9%), 삼성 100만대(4.5%)의 순이었다.

핏빗 공동창업자인 한국계 제임스 박 최고경영자는 “기본 웨어러블(피트니스 밴드, 연결 의복 등)은 더 스마트해질 것이며, 스마트 워치는 건강과 피트니스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페블 인수로 웨어러블 시장에서 우리의 선도적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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