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와 중국 정부 석탄 생산제한 정책이라는 대형 호재를 만났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주력사업부터 풀이 죽었다가 최근 에너지·자원시장 변화 조짐에 반등기회를 잡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 주력 사업인 석탄·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다 다시 회복세를 보이자 종합상사 실적도 V자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상사는 자원사업 핵심인 석탄 시세 급등으로 재도약 기회를 맞았다. 호주와 함께 세계 석탄 공급을 책임지는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총 5억톤 규모 석탄광산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는 2014년 중국 석탄 생산량 12%에 해당한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석탄 가격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올해 1월 톤당 40달러(FOB 칼리만탄 기준) 초반에서 갑절 이상 뛰어올라 85~90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LG상사는 우리나라 종합상사 가운데 석탄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유연탄 가격이 고공비행을 하던 2011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석탄 차지 비중이 40%를 넘었다.
금융권은 석탄 가격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되는 올해 4분기 턴어라운드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석탄 가격 상승기에 인도네시아 감 광구가 생산에 들어간 것도 호재다. LG상사는 2012년 이 광구 운영권과 생산물량 전체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9월 시험생산에 돌입했으며 내년 초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LG상사는 석탄 거래가격 하락으로 최근까지 부진을 겪었다. 2013년 초 톤당 70달러에 육박한 석탄 가격은 올해초 4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LG상사는 지난해 자원개발부문에서 960억원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해 3분기에도 17억원 손실을 입었다.
포스코대우는 유가 상승으로 미얀마 가스전 수익 향상이 기대된다. 포스코대우는 미얀마에서 생산한 가스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에 판매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에서만 2014년, 2015년 각각 2690억원, 367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도 1·2분기 844억원, 521억원, 3분기 696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 기준 회사 전체 영업이익중 71%를 차지했다. 포스코대우 실적을 떠받치는 주력인 셈이다. 순항하고 있지만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OPEC 감산 합의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호재를 입었다.
미얀마가스전 판매가격은 직전 4분기 평균 유가 50%를 반영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대우 연간 가스 판매량을 1750억㎥로 잡을 때 내년 영업이익은 2900억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유가에 따라 움직이는 LNG, 석탄 가격이 어느 정도 정상 자리를 찾아가면서 내년 종합상사 실적도 반등 기회를 잡았다”며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 수익성도 동반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