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글로벌 자동차 제조 4개 사가 유럽 전역에 고속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공동으로 구축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더버지는 BMW, 다임러, 포드, 폭스바겐이 내년 유럽 400곳에 고속 전기차 충전소를 짓기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까지 고출력 충전소 수천곳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충전소는 350㎾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다.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보다 세 배 정도 많은 양을 충전할 수 있다. 테슬라 충전소는 최대 120㎾ 전력을 공급한다. 약 270㎞를 달리는데 필요한 충전 시간은 30분 정도다. 이들 4개 회사가 구축할 전기차 충전소 전력이 세 배 높은 만큼 충전 시간은 더 단축될 것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이들 제조사는 성명에서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 등이 힘을 합쳐 유럽에 새 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은 전기차 충전 기술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도 작용했다. 4개 회사의 전기차 충전소는 `통합충전시스템(CCS)` 기술을 사용한다. CCS 방식이 확산되면 닛산, 토요타, 혼다가 주도하는 `차데모(CHAdeMO)` 표준과 맞붙을 수 있다. 테슬라 슈퍼차저충전소는 자체 표준을 사용한다.
BMW 등 4개사는 CCS 충전소에 적용할 수 있는 어댑터도 개발하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은 지난해 미국 동부 및 서부 해안에 CCS 충전소를 건립한 바 있다. BMW는 캘리포니아 고속 충전 인프라를 위해 2014년 미국 유료 충전소 공급업체 EV고와 협약도 맺었다. 이들은 “벤처 기업 등 다른 제조사도 유럽 충전소 연합에 참여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