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검토...연간배당 4조원·거버넌스위원회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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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이사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지배 구조 관련 기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 환원 정책을 포함한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최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표는 지난달 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 분할, 분할회사 뉴욕증시 상장, 특별배당 실시, 사외이사 확대 등을 요구한 서한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업구조를 간결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 증시 상장 기대 효과 등 주주 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적의 기업 구조 결정에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측면에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해 여러 단계에 걸친 장기간 검토 과정이 요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협업하고 있다”면서 “검토에는 적어도 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도록 이사회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며, 현재 CSR 위원회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 결정 사항과 제안을 감독한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만 검토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전혀 없다”고 분명해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주주 가치 제고 방안도 내놓았다.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 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한다. 이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30~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것보다 한층 강화된 방안이다. 올해 잉여현금흐름 50% 가운데 배당 후 남는 잔여재원은 지난해 이월된 잔여재원 8000억원과 합해 내년 1월 말부터 시작할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매입하는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올해 총 배당 규모는 지난해 3조1000억원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 효과가 반영돼 지난해 2만1000원 대비 약 36% 상승한 2만8500원으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부터는 분기별 배당도 실시한다. 2018년 이후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도 지속 개선할 방침이다. 세부 사항은 지주회사 검토 결과가 나온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적기 투자 등을 위해 현금 수준은 65조~70조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금은 △지속 성장을 위한 적기 시설 투자 △필수 운전자본 확보 △인수합병(M&A) 및 급격한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 등 자금 운용을 위한 것이다. 현금 수준은 3년마다 점검하고,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현금은 주주 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를 준다. 내년 주총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하기로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중장기 비전 전략으로 단기성 분기 실적보다 지속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혁신 솔루션 개발, 잠재력이 높은 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자산 활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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