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해외 자원 개발의 중요성` (4) 볼리비아의 `숨은 보석` 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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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남미 볼리비아는 세계 최장인 안데스 산맥의 7개 봉우리가 관통하는 고산 국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데다 고립된 나라 볼리비아는 수도 라파스가 해발 3800m에 위치한다. 라파스는 스페인이 볼리비아 광물 자원을 착취하기 위한 거점 도시로도 유명세를 치렀다.

우리나라가 볼리비아에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6월 코로코로 구리 광산 개발 사업이다. 110년 전 스페인이 채굴하다 버리고 간 광산을 한국광물자원공사와 LG상사, LS니꼬,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등이 합작해 진출했다. 이후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백색 황금`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매장량의 약 50%(500만톤)를 갖고 있는 우유니 소금 광산을 찾았다. 우유니 소금 광산은 면적이 1만2000㎞로 우리나라 전남과 비슷한 넓이다. 이곳의 소금 총량은 약 100억톤 이상 추산되며, 두께는 1m에서 최대 120m까지 층이 다양하다 소금뿐만 아니라 밑바닥에 리튬 침전물이 쌓여 있다.

한국은 우유니 리튬 확보를 위해 우리만의 독창성이 강하고 친환경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탄산리튬 제조 기술이 필요했다. 2011년 광물자원공사를 중심으로 포스코, LG상사, 경동, 유니온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 마침내 기술 개발에 성공, 처음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포스코는 염수를 화학 반응으로 분해, 1개월 내 리튬을 초고속으로 추출하는 우수한 기술을 개발했다. 리튬 회수율도 20%에서 90%로 높이는 등 경제성도 확보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리튬 수요가 지금에 비해 11배 증가, 3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주된 수요처는 하이브리드자동차나 전기자동차로, 이들 차량은 40㎏에서 80㎏의 전기 배터리를 싣고 다녀야 한다.

리튬은 다른 원자재 시장과 달리 올해 들어 톤당 7500달러에 거래, 15%나 가격이 급상승하는 대조를 보였다.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난 것이 직접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매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1% 늘면 리튬 수요는 7만톤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4만7500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면 약 38만대로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최근 리튬 보유국이나 글로벌 제조사가 증산에 나서고 있어 리튬 원료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 1위의 이차전지 생산국이지만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 연간 1000억원 이상 규모를 수입한다.

한국은 볼리비아 리튬 사업 후발 주자로 참여했지만 당시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 중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프랑스 등을 제치고 가장 먼저 볼리비아에서 사업권을 따냈다. 적어도 2012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2008년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당시 광물자원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리튬, 희토류 등 희유금속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섰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장 경제성이 맞지 않지만 미래 산업 성장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된다는 정책 판단을 하고 있었다. 이런 판단은 적중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가 최대 리튬이온전지 수출국가임에도 세계 최대 리튬 자원 보유국인 볼리비아를 잃었다. 해외 자원 개발은 필요할 때 나서면 늦는다. 국회, 정부, 공기업 모두가 국가 차원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때만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kkgg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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