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새로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에 의하면 한 달 50만원가량 내던 가구가 20만원 이상 인하효과를 누리게 됐다. 3단계로 줄어든 전(全) 누진구간에 걸쳐 요금이 이전보다 약 11% 싸진다. 다만 우리나라 가구 중 가장 많이 분포된 300㎾h 전후 구간은 인하폭이 거의 없어 요금 인하효과 보다는 냉·난방기 사용 부담이 덜어지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주택용 누진제 개편 3개안을 제시했다. 3개안 모두 3단계 3~3.1배 구조로 짜여 졌으며 △(1안)누진제 취지를 반영한 안 △(2안)현 체제에서 구간만 조정한 안 △(3안)절충안으로 구성됐다.
구간별 요율은 기존 6단계 누진제에서 가장 낮은 요율인 ㎾h당 60.7원에서 최고 312원으로 책정됐다. 누진체 취지를 살린 1안은 200㎾까지 1구간, 201~400㎾ 2구간, 401㎾h 이상을 3구간으로 하고 각각 ㎾당 104원, 130원, 312원 요율을 적용한다. 1·2구간은 차이가 없지만, 3구간에서 요금이 갑절 이상 뛰는 구조다.
2안은 기존 6단계 누진제에서 3·4·5·6 구간 요율을 3구간으로 통일했다. 100㎾별로 구간을 나눈 것과 60.7원부터 시작하는 요율이 모두 동일하며 201㎾h 이상 사용자는 모두 187.9원 요율을 적용받는다.
절충안인 3안은 1안과 2안을 섞었다. 구간 분류는 1안을 따랐고 요율은 조금 낮춰 구간별 ㎾h당 93.3원, 187원, 280.6원을 책정했다. 1안에 비해 요율은 낮지만 기본요금을 소폭 높였다.
절충안 기준 개편안이 적용되면 가구별 평균 전기요금은 11%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기존 누진제에선 누진율이 최대 11.7배에 달했던 만큼 새 제도 도입에 따른 혜택은 사용량이 많은 가구일수록 커진다.
1000㎾h 전기를 사용한 가구는 기존 47만4970원 요금을 내야 했지만 3안을 적용하면 23만1900원만 내면 된다. 500㎾h 사용 가구도 11만4580원이 9만1600원으로 줄어든다. 가장 많은 사용가구가 몰려있는 300㎾h 구간은 기존과 동일하다. 그 대신 위로 갈수록 요금 인하 효과가 나오는 만큼 이전처럼 냉·난방기 가동 부담은 줄었다.
산업부는 누진제 개편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갑절로 늘리고 다자녀가구, 출산가구,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교육용 요금은 연중 최대피크를 기준으로 하는 기본요금 산정방식을 개선하고 동하절기 요금할인율도 늘린다. 2020년까지 계절별·시간대별(계시별)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누진제와 계시별 요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40년 만에 가장 낮은 배수로 대안을 마련했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해외사례를 검토, 현실을 반영해 국제기준에 맞춰 3단계, 3배수 안을 냈다”고 밝혔다.
정부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청회를 연 후 3개안 중 최종안을 결정한다. 새로 도입되는 누진제는 12월 요금부터 소급 적용된다. 전기요금 원가도 이르면 다음 주 공개 예정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산자위에서 “용도별 원가는 여러 변수가 있고 해외에서 사례가 없어 공개가 힘들지만 총괄원가는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최대한 빨리 관련 작업을 진행해 내주 정도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단위: 원)
* 부가가치세(10%), 전력산업기반기금(3.7%) 부과전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