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모든 것에 배터리가 탑재되는 시대다. 자동차나 드론은 물론 우주복까지 배터리를 쓴다. LG화학 배터리는 전기차·전기선박·드론 등 땅, 바다, 하늘에 이어 우주분야까지 영토를 넓히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건 급성장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다. 세계 각국이 배기가스와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LG화학은 뚝심있는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전세계 가장 많은 공급처를 확보했다. 29개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83개 프로젝트를 수주, 누적 수주 금액만 36조원을 넘어섰다. 수주액 중 2015년까지 발생한 누적 매출 약 2조원을 제외하면 수주잔고는 34조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포드·이튼, 유럽 폭스바겐·르노·볼보, 중국 상하이기차·그레이트월(장성기차)·퍼스트오토웍스(제일기차) 등이다.
LG화학은 선제적 R&D로 현재 보다 주행거리가 두배 이상에 달하고 완전 충전도 단 20분내 가능한 기술 등 가격·성능·안전성 면에서 경쟁 우위제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생산능력도 세계 선도권에 올라섰다. 최근 폴란드 배터리공장을 착공하면서 `오창(韓)-홀랜드(美)-난징(中)-브로츠와프(歐)`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이 생산체인에서 만들어내는 배터리만 전기차(BEV)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미국·중국·유럽 3개 지역에 모두 생산 거점을 구축한 첫 사례다.
기술 경쟁력에서도 앞서 달린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업체로선 유일하게 화학 기반 회사로 소재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력과 함께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향상시킨 분리막(SRS) 기술을 보유했다. 또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최고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제조 기술과 함께 차 디자인에 맞춰 모양이 바꿀수 있고 안정성까지 뛰어난 `파우치(pouch) 타입` 기술도 갖고 있다.
폭발 위험이 전혀 없으며,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도 길다. 차별화된 독자 기술과 함께 안전성을 포함한 성능·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추어야 할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지난 7월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 미항공우주국(NASA)가 요구하는 엄격한 조건의 배터리 성능을 구현해내며 NASA에 우주용 배터리 공급권을 따내기도 했다.
전기차 이외 분야 성과도 늘고 있다. LG화학은 일본 야마하모터스 골프카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했다. 기존 납축 배터리가 휩쓸었던 골프카트 시장에 리튬이온 배터리(용량 5.5kWh·74Ah)를 적용했다. 기존 납축전지 대비 크기와 무게는 반으로 줄었지만, 수명은 두 배 늘어나 앞으로도 시장성이 밝다.
전기선박 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초 노르웨이 조선업체 아이데스빅(Eidesvik)의 세계 최초 친환경 하이브리드 해양작업지원선(OSV)인 `바이킹 퀸(Viking Queen)`호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됐다.
전기 선박은 경제성·친환경성 모두를 만족시키기 때문에 글로벌 배터리업계의 수주준이 치열해지고 있는 영역이다. 5월 중국 샤오미 무인기 `미드론`에까지 배터리 공급업체 자격을 따내며 다수 글로벌 드론업체와 수주 논의를 벌이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활약도 두드러진다. 가정·산업용 전력 피크 절감 ESS뿐 아니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에 연계해서 쓰는 ESS 설비 등 다양한 ES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ESS는 글로벌 발전·전력사, 전력엔지니어링업체와 ESS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글로벌 유틸리티 업체와 대규모 발전부터 각 개별 가정에 이르는 전력시스템 체계를 갖추고 있어 급성장이 예상되는 ESS시장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