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벤처 문화 외부 확산...`오픈 C랩`으로 계열사-외부 기관까지 참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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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이 그룹계열사·대학 등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삼성그룹 내 벤처 문화를 전파할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자사 임직원만 참여할 수 있는 C랩 프로그램의 참여 대상을 `오픈C랩`이라는 이름으로 관계사, 대학교로 확대한다.

오픈C랩이 활성화되면 삼성전자 임직원과 제일기획, 삼성전기 임직원, 외부 인력까지 한 팀을 꾸려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거나 서비스 모델로 만들 수 있다.

외부인도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주도해서 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부 안은 만드는 단계지만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 임직원, 대학 등 다양한 외부인들이 C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현해 나가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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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내에 C랩 프로그램 전용 공간인 C-Space를 마련했다. 임직원들이 시제품을 제작해볼 수 있는 테크룸에서 3D 프린터로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테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자료사진)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 벤처문화를 사내에 확산시키기 위해 2012년 말에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아이디어가 선정되면 1년 동안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일정관리 등을 자율에 따라 수행할 수 있다.

삼성 C랩에서 나온 각종 임직원 아이디어는 사업성을 판단, 자사 제품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삼성 `세리프TV`가 C랩 아이디어 대표 제품이다.

삼성전자에서 사업화되지 못한 유수 아이디어는 삼성에서 스핀오프(분사)한다. 지금까지 20여개 팀이 삼성에서 스핀오프했다. 스핀 오프한 기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망고슬래브는 스핀오프 이후 창업 5개월 만에 CES 2017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C랩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벤처 문화를 대폭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매해 진행되는 C랩 공모전은 경쟁률이 100~150대 1에 이른다. 자발 혁신 분위기 조성과 대기업이 아닌 벤처형 문화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자체 분석이 나왔다.

이재일 삼성전자 DMC연구소 창의개발센터장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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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삼성전자 DMC연구소 창의개발센터장(상무)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하찮은 안목만 있을 뿐이다.”

출범부터 삼성 C랩을 이끌어 온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상무는 C랩의 과제 선정 원칙을 이같이 요약했다.

이 상무는 22일 “2013년 첫 공모전 때 음식을 3D프린터로 뽑는 `쿠킹프린터`라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허무맹랑하다는 이유로 당시 심사에서 탈락했다”면서 “그러나 한 달 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3D프린터를 이용해 음식을 출력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뒤 한 방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도권에서 어설프게 보는 아이디어도 다르게 접근하면 위대한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4돌을 맞은 삼성 C랩은 지금까지 150여개 과제를 펼쳐 봤다. 외부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아이디어는 스핀 오프로 기회를 줬다.

이 상무는 “전체 임직원의 3~5%가 꾸준히 인트라넷에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면서 “C랩문화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는 모르고 있던 `창의 인재`라는 별도의 인재풀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주로 국한돼 있던 C랩 참석 대상이 삼성 그룹 전체와 외부 대학까지 확대된다.

이 상무는 “C랩은 `실패율 90%에 도전한다`는 게 내부 목표”라면서 “성공할 만한 안정된 목표가 아니라 실패할 만한 높은 고지에 도전하는 새 기운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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