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주인공으로 불리는 `스타트업`이 정치 회오리바람에 휘말렸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기업은 내년부터 당장 프로그램 지원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어렵게 불씨를 지핀 `창업 열풍`에 찬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생태계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들 지경이다. 그 사이 선진국은 더욱더 스타트업·창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매진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키워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KOTRA의 `주요국 스타트업 육성정책과 한국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조성, 창업지원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영국은 2012년 4월에 이미 성장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해 `초기 기업투자법(SEIS)`을 도입했다. 이 법은 초기 기업에 연간 투자금액 10만파운드 한도에서 소득세 50%를 감면해 준다. 2010년에는 기술 기반의 창업기업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해 런던에 테크시티까지 조성했다. 초기에는 100개 미만의 기업이 입주했지만 최근 입주 기업 수는 5000여개로 급증했다.
영국 핀테크 중심지라는 명성대로 다양한 혁신 기술에 기반에 둔 스타트업이 입주했다. 영국정부는 성장 가능성이 증명된 50개 스타트업을 중점 육성한다. 선정된 기업은 법인세율 할인 적용 등 세금 감면, 신기술 연구 지원, 공장건설비용 세금 면제 등 혜택을 받는다.
이스라엘은 글로벌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800만명에 지나지 않고 영토가 한국의 5분의 1 수준으로 협소하다. 인구와 내수 시장 자체가 작아 자국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산업 발전 및 대기업 육성이 사실상 어렵다. 또 지리 및 정치 적대 관계에 있는 중동 국가들과 인접, 불리한 정치 환경 여건 속에 경제 발전에 한계가 많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약점을 기술 스타트업으로 극복하려 한다. 산업자원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SC)이 기술 관련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총괄한다. 연간 총 예산 3000만달러로 기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개별 기업 기술 개발 총액의 85%를 2년 동안 30만~50만달러 한도로 지원한다. 창업 이전 단계 스타트업에는 `트누파프로그램`, 그 이후에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헤즈넥` 등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정책은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하이테크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 대부분이 바이오·의약 등 생명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높다. 자국 시장의 협소함을 해외 진출로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들과 `양자 간 펀드(Bi-National Fund)`를 구성해 대외 네트워크 확대 및 스타트업 해외 진출에 활용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리커창 총리가 `대중창업, 만중혁신`을 천명하고 각종 행정 규제 축소 및 철폐, 자금 지원을 선언했다.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2011년 46억9000달러에서 2015년 394억8000달러로 늘렸다. 지난해 신설 기업은 일 평균 1만2000개, 올해 들어와선 약 1만5000개가 생겨나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1월 국정연설에서 스타트업 기업 육성 활성화를 위한 정책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선포했다. 핵심 목표는 경제 성장, 혁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창업 촉진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고 내년 정권이 바뀌면서 스타트업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인도는 스타트업 투자를 2011년 22억1000만달러(2.5%)에서 2015년 131억8000만달러(5.4%)로 확대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앞장서서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15억달러 규모로 조성했다.
인도는 유능한 정보기술(IT) 인재가 풍부, 미국 실리콘밸리 이민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들을 자국으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3년 동안 법인소득세 근로감독 자본이득에 대한 관리감독 면제, 무료 법률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스타트업 인디아 이니셔티브`를 가동하고 나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