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하이테크업체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기업이 지닌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AI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신화통신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18일 폐막한 세계인터넷대회(World Internet Conference·WIC) 소식을 전하며 중국 하이테크기업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 연구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중국 인터넷 기술 발전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성장하며 기업과 사람을 연결하는데 중점을 뒀다. 7억명에 달하는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 중 9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모바일 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다. 하지만 AI가 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WIC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모바일 연결성 관련 연구 자금은 줄었다. 반면 AI 연구 투자는 26억달러(약 3조700억원)로 늘었다.
중국 하이테크 기업 중 AI 투자를 늘리는 대표적인 곳이 바이두다. 중국 검색엔진 시장을 선도하는 바이두는 회사 수익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이의 대부분이 AI로 지난해 AI 투자액은 15억달러에 달했다.
바이두는 실리콘밸리에 3억달러를 들여 AI연구소도 설립했다. AI 기반 가상 개인비서 서비스 `두미(度秘)`도 최근 공개했다. 사용자 의향에 따라 식당 예약부터 음식 배달, 영화표 예매 등을 수행하며 O2O 서비스 이용을 돕는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I를 활용한 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최근 하루 매출 1207억위안(약 20조원)을 기록한 대형 쇼핑 이벤트 `광군제`에서 AI를 활용해 소비자 상담을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AI 기반 가상 쇼핑 도우미 `알리샤오미(阿里小蜜·알리 꿀벌)`가 제품 문의와 민원이 폭주하는 광군제 기간 동안 상담업무 90%를 소화했다.
바이두, 알리바바와 함께 BAT 한축으로 꼽히는 텐센트도 AI 연구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AI 기반 뉴스편집 로봇 `드림라이터`는 경제기사를 작성해 포털사이트 큐큐닷컴에 송고한다. AI를 접목해 게임과 모바일 메신저 등 텐센트 주력 사업분야 고도화도 추진한다. AI 기술 개발을 위한 스마트컴퓨팅검색실험실(TICS LAB)도 설립했다.
이들 외에 스마트폰용 중국어 입력기로 유명한 소우거우(SOGOU)는 차세대 검색엔진으로 질의응답 로봇을 구상하고 있다. 소우거우 입력기는 3억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매일 병음으로 중국어를 입력하는데 활용한다.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이 회사 음성인식 시스템은 조용한 환경에서 95% 정확도를 자랑한다. 번역 정확도는 90%에 이른다.
왕샤오춘 소우거우 CEO는 “미래는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며 “우리 입력 시스템은 음성을 포착하고 인식하는 것을 넘어 생각을 돕기 위한 단어와 문장까지 찾는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