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봤다고 통신요금 깎아주다니···합리적 차별 요금 경쟁 신호탄

수능 봤다고 통신요금 깎아주다니···합리적 차별 요금 경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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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2017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수험생을 대상으로 파격 요금제를 출시했다. 수능이라는 특정 시점에 맞춰 특정 고객에게 선택적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약탈적 요금제가 아니라 합리적 차별을 통한 요금제 경쟁의 신호탄이다.

SK텔레콤과 KT는 17일 수능 응시자가 내년 3월말까지 가입 이후 6개월간 이용 가능한 요금제를 나란히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2월말까지 가입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수능 응시자에게 기존 가격에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 늘리거나, 하루 데이터(2GB)를 추가하는 내용의 요금제를 출시했다.

7만1000원 밴드(band) YT 퍼펙트 요금제와 3만8000원 밴드 YT 세이브 요금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각각 12GB(+일 2GB), 500MB에서 24GB(+일 2GB), 1GB로 늘어난다.

밴드 YT 7G·3G·1G 요금제는 기본 제공량 소진 이후 하루
2GB를 추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전체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셈이다.

KT는 종전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월 6만5890원에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하던 Y24 65.8 요금제를 약 30% 할인된
4만8300원으로 낮췄다. 5만4890원 요금제는 4만61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선택약정(20% 요금할인)에 가입하면 3만5100원으로 이용, 사실상 반값 요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일반(3만2890원)과 데이터 1.3(3만9490원)요금제, 데이터 2.3(4만 6090원) 요금제는 데이터 기본제공 외에 가입 후 1·3·5개월 차 1일에 각각 데이터 1GB를 추가 제공한다. 데이터 3.6(5만1,590원)부터 데이터스페셜D 요금제는 월 6050원에서 최대 1만7490원을 할인하고, 데이터 역시 속도제어 없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수능 직후 통신사간 요금 인하 경쟁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수능이 끝나면 새로운 가입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통신사엔 대목”이라면서 “그럼에도 요금 인하 경쟁을 펼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종전에는 영화표 혹은 전자제품 등 경품 마케팅이 주류였다.

이통사가 특정 집단과 기간을 겨냥해 일시 요금 경쟁에 돌입한 건 전례 없는 현상이다. 통신사가 `합리적 차별`을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통사는 그동안 모든 가입자에게 상시 할인을 제공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며, 대상자와 시점을 한정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통신요금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다.

본지 11월 10일자 9면 참조

(http://www.etnews.com/20161109000337)

이통사가 출시한 수능 요금제는 대상(수능 응시자)과 시점(6개월)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차별`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수능 응시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 기간이 충분히 길다는 점, 사회 초년생 등 차별의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경계하는 약탈적 성격도 전무하다.

합리적 차별 문화가 정착되면 통신요금 패러다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일률 인하` 문화가 강했다. `기본료 폐지` 논의가 대표적이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탓에 `공론(公論)`이 `공론(空論)`으로 전락했다. 생산적 논의가 꽉 막힌 통에 애먼 소비자만 피해를 봤다. 합리적 차별을 허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재무 부담이 줄고 마케팅 효과도 노려 볼만해 통신사가 적극적이다. 정부도 요금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이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타깃 마케팅 효과가 크다”면서 “다만 연중 상시 요금 할인 형태가 된다면 마케팅 효과가 반감하기 때문에 타깃 설정을 잘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밴드YT요금제

※일2GB 초과시 2Mbps 속도제한

KT Y수능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LG유플러스 U+수능 프로모션 요금제

수능 봤다고 통신요금 깎아주다니···합리적 차별 요금 경쟁 신호탄
수능 봤다고 통신요금 깎아주다니···합리적 차별 요금 경쟁 신호탄
수능 봤다고 통신요금 깎아주다니···합리적 차별 요금 경쟁 신호탄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