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가 국내 진공청소기 시장 재진출 움직임을 보인다. 삼성,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 외산 기업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진공청소기 시장 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와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진공청소기 전파인증을 완료했다.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사업자는 제품을 출시하기 전 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적합인증을 받아야 한다. 전파연구원 인증 제품이 바로 시장에 출시되는 건 아니지만 대개 적합인증시점으로부터 1~2개월 안에 해당 제품을 출시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진공청소기 사업과 관련해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현재는 아직 출시 여부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출시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안에 시장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전파인증을 완료한 제품은 해외서 이미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모델에 대해 전파인증을 완료한 만큼 시장 재진입 가능성은 크다.
동부대우전자의 청소기 진입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서 청소기를 판매한 바 있다. 하지만 2009년 청소기 사업부를 에이스전자에 매각하면서 청소기 사업의 명맥은 끊겼다.
이후 동부대우전자는 국내 대신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해외서 청소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이 TV, 냉장고, 세탁기뿐 아니라 청소기도 공급해달라고 먼저 주문해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지난해는 중동 시장 강화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담만 등 주요 도시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포함한 주요 신제품 39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는 최근 종합가전을 선언하고 나선 중견가전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어 국내 가전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대유위니아는 지난 9월 핸디스틱 무선 청소기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청소기 시장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중소업체에 외산업체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이라면서 “청소기 시장 진출은 수익을 내기위한 움직이지만 종합가전사라는 상징성을 갖는데도 한 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청소기 시장은 24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3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0% 이상을 양분하고 있으며 일렉트로룩스와 다이슨 등 해외 업체와 중소업체가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