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 인력 규모가 TV 사업을 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를 넘어섰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장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그룹 차원에서 무게를 싣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 투자다. VC사업본부는 현재도 계속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규모는 확장될 전망이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VC사업본부 인력은 4350명으로 HE사업본부 4336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VC사업본부 인력은 3375명으로 HE사업본부 4546명의 74.2%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연구개발(R&D)과 생산 확대 등을 위해 LG전자 내외부에서 충원을 계속했으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상당수 인력이 넘어오면서 3분기 만에 직원 수가 역전됐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 9월 말 직원 수가 2867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50% 이상 늘었다.
VC사업본부 인력 규모를 계속 늘리는 것은 전장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믿음에 따른 투자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까지 VC사업본부 누적 매출액은 1조9074억원이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 13조1909억원, HE사업본부 12조6321억원, MC사업본부 8조8060억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규모가 비슷한 HE사업본부와 비교해도 15%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이 적지만 인력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LG전자 내부에서 VC사업본부가 앞으로 타 사업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H&A, HE, MC 등 기존의 사업본부는 성숙된 시장에서 경쟁한다면 VC는 새로운 영역에서 신규 매출을 창출, LG전자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VC사업본부 인력 확장은 진행형이다. 현재도 VC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R&D, 전기자동차(EV)부품 개발 시험, 배터리 고전압시스템·배터리팩 개발, 모터·인버터 R&D, EV부품 품질보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직원 수가 는다는 것은 수주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부품을 발주하는 측에서는 기술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개발 인력 등을 꼼꼼히 보기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4분기부터 제네럴모터스(GM)가 전기차 볼트EV 양산에 착수,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LG전자 VC사업본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VC사업본부는 최근 볼보자동차와도 미래 자율주행차 분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도 VC사업본부 성장성을 긍정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VC사업본부 매출액과 신규 수주는 예상보다 순항하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성장한 2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2020년에는 7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에는 매출 구성 면에서 전기차 부품이 75%를 차지, 내실로도 도약할 것”이라면서 “2018년 흑자 전환 이후 B2B 사업 특성상 안정된 수익성이 뒷받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VC사업본부 분기별 매출액 및 인력 현황>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