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신축 건물에 설치되는 기지국 등 통신설비 위치가 사전 결정된다. 중계기와 기지국 등 통신설비 최적의 위치 설정으로 커버리지 안정 확보는 물론 아파트와 오피스텔 건축 이후 기지국 설치로 인한 갈등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 3사는 건축물 설계도 허브 역할을 할 `건축물 설계도 포털(가칭)`을 내년 초에 가동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동통신 3사와 전국 건설사는 신축건물 설계도 공유 포털을 구축한다. 건설사가 포털에 건물 설계도를 공개하면 이통사는 최적 중계기 위치를 사전에 지정한다. 통신 장비 설치 최적화로 커버리지를 극대화하고 주민 갈등을 예방한다.
포털은 중계기와 기지국 등 통신설비 위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다. 건설사가 포털에 견본주택 건설 이전 건축단지 설계도를 업로드하면 이통사가 통신설비 위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2~3일 안에 결과를 전달한다.
설계도에는 건설사 영업비밀 등 민감한 내용을 제외하고 건물·단지 형태와 면적, 중계기 설비를 위한 선로 등이 포함된다. 건설사가 이견이 있을 땐 10일 이내에 추가 논의해 통신 설비 위치를 확정한다.
건설사는 이통사가 정한 중계기 위치를 참고해 건물 전체 설계를 최종 확정한다. 확정된 설계도는 견본주택 단계에서부터 공개한다.
미래부는 `방송통신 설비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정` 시행령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의 `협의대표` 규정을 추가했다.
협의대표는 이통사와 건설사 간 중계기 위치 등을 중재한다는 의미다. 이통 3사 합의에 따라 포털 운영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가 대행한다. 미래부는 다음 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를 순회하며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신축 500가구 이상 아파트와 16층 이상 업무용건물(오피스텔), 도시철도에는 중계기 설치가 의무화된다.
미래부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진행, 시행령에 해당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시공 능력을 갖춘 건설사는 포털 이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건축물 설계도 포털이 가동되면 전자파를 둘러싼 주민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입주자는 신축 건물 분양 단계에서부터 중계기 위치를 알 수 있어 입주 이후 복잡한 합의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이통사가 최적의 위치에 중계기를 구축함으로써 이통 커버리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통사 시뮬레이션에 따라 고층 건물에 대용량 중계기가 설치되면 주변 지역 커버리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도 포털은 현재 신축 건물 위주지만 앞으로 건설될 국가 산업단지 등 인프라에 활용될 전망이다. 일본은 지하철과 도시철도 등 최적의 커버리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나라보다 앞서 포털을 도입했다.
김생수 RAPA 협력사업실장은 “건설사는 안정된 통신설비를 건물의 중요한 구성 항목으로 고려했지만 협의대상이 불분명했다”면서 “이통사와 최적의 중계기 위치를 찾아 주민에게 안정적 통신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