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 이에 따라 주가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 주가는 떨어졌다.
14일 한국거래소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 외국인 순매수 동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때마다 외국인은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코스피지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제 동향 등 주로 대외 요인에 의해 2014년까지 1000원대 초반에서 1100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4년 하반기 이후부터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초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로 12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9월 중순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1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최근 다시 대내외 정치 불안정 등에 따라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이 양적완화 확대에 나선 2012년 5월 25일부터 2013년 1월 11일까지의 1차 하락기에 원·달러 환율은 11.03% 하락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9.45% 상승했다. 환율이 7.01% 떨어진 2차 하락기(2014년 2월 3일~7월 3일)에도 코스피지수는 4.74%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데도 주가가 오른 이유는 외국인 매수세가 영향을 끼쳤다.
외국인은 1차 하락기에 코스피시장에서 10조5920억원(일평균 674억원), 2차 하락기에 4조5850억원(일평균 4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고 코스피지수는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9.97% 오른 1차 상승기(2013년 1월 14일∼6월 24일) 때는 코스피가 10.37% 하락했고, 외국인은 10조6300억원(일평균 958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금리인상 압박이 거세진 2차 상승기(2015년 4월 29일∼2016년 2월 25일) 때는 환율이 15.93% 급등해 코스피 지수는 10.46% 빠졌고, 외국인은 14조4980억원(일평균 7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많이 희석된 모습이다.
올 초 중국 경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고 브렉시트, 미국 대통령선거 등 대형 이벤트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은 높아졌지만 주가와 외국인 매수는 따로 움직였다.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이 최대치를(1,238.8원) 찍었던 2월을 비롯해 5월, 8월, 10월에는 환율 상승 중에도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도 5월, 6월, 8월 석달만 환율과 등락을 함께 했다.
<환율 상승· 하락기별 코스피 지수, 외국인 순매수 등>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