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70%를 상회할 만큼 매우 높다. 능력 중심 사회라고 하지만 아직도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다양한 스펙 쌓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현실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현상이다. 인력 수급 불일치와 안정된 노동 시장 진입 실패 등의 원인은 사회 문제로 나타난다.
직업 교육·훈련 과정의 노동 수요에서 요구되는 지식 및 기술은 현장과 직접 연계되지 않고 있다. 결국 인력 수급 불일치로 기업의 막대한 재교육 비용이 발생한다. 학교에서 기업의 현장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현장 실습 등 산·학 연계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학교 학습과 기업 일이 단절된 형태로 이뤄짐으로써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인재 양성 경험이 부족한 데다 현장과 괴리된 직업 교육·훈련 과정 때문에 기업의 재교육 비용으로 1인당 6088만원이 발생하고 있다. 산업별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확립과 인프라 확충이 요구된다.
과거 10년 동안 중·장년층 고용률은 72.0%에서 72.9%로 소폭 상승한 반면에 청년층은 4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청년층의 낮은 고용 문제는 노동 시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다.
청년층 고용률이 낮은 주요 이유는 고학력화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선취업 후진학`을 강조했다. 대학 진학이 고교 졸업 직후에 집중돼 있어 고등 교육 이수자의 고용률은 낮은 편이다.
우리 사회는 고학력화로 학생들의 취업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눈높이에 맞는 기업이나 직무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학력 및 스킬 불일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학력 과잉으로 인한 직무와 학력 간 불일치 비율은 전문대학 29.1%, 일반대학 40.1%, 대학원 41.4%로 고학력일수록 불일치 간극이 더 벌어진다.
우리나라의 평균 취업 연령은 군 복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24.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22.9세에 비해 늦은 점과 재학 기간이 노동 시장 진입 때까지 다른 국가에 비해 너무 길다. 청년층의 낮은 고용률, 학력 인플레이션, 노동 시장 진입 연령대 상승, 학력 및 스킬 불일치 등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관심이 커졌다.
교육부는 문제 해결 방안으로 자유학기제, 선취업 후진학 등 교육 혁신 6대 과제를 설정하고 중등 단계에서 자유학기제 진로 체험으로 학생들이 조기에 진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국 137개 전문대학은 여러 가지 자유학기제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국정 과제로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실현으로 국가고용률 70% 달성 및 창조경제 성공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2013년부터 한국형 일학습듀얼시스템(고교 도제학교, 전문대학 유니테크, 일반대학 IPP장기현장실습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스펙이나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구축과 활용, 능력 중심의 스펙 초월 채용 시스템 정착, 직무능력평가제 도입 등도 하고 있다.
실속 있고 현장에서 잘 부합된 일학습병행제 운영, 혁신·친화형 현장실습제 및 인턴십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상 학생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2017년부터 강력하고 구속력이 있는 취업 보장형 사회 맞춤형 학과를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도록 충분한 행·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된 인재 양성 시스템, 거버넌스,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40%대에 머물고 있는 청년층 고용률을 끌어올려서 청년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 맞춤형 학과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영일 두원공대 기계과 교수(대외부총장 겸 대외협력처장) yikim@doo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