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직구 업계가 중국 최대 쇼핑 시즌 `광군제(光棍節)`를 정조준한다. 중국 현지 온라인 쇼핑 대중화와 한류 콘텐츠 인기가 맞물리면서 역대 최대 역직구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인 소비 성향에 최적화한 상품 구색은 물론 배송 및 가격 혜택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현지 `솔로족` 모시기에 분주하다.
광군제는 독신을 상징하는 숫자 `1`이 4개 겹친 11월 11일을 의미하는 이른바 `솔로데이`다. 알리바바가 지난 2009년 대대적 할인 행사를 선보이며 중국 최대 쇼핑 시즌으로 자리 잡았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중국 역직구 플랫폼 `중문11번가`는 현지시간 오는 11일 광군제를 맞아 배송비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한국에서 중국까지 주문 상품을 배송 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중문 11번가가 올해 10월까지 확보한 누적 회원 수는 지난 4월과 비교해 4.5배 상승했다. 현지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화장품과 패션 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광군제를 기점으로 가입자 수를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중문 11번가에 등록한 상품 수는 56%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를 의미하는 11이 두 번 겹친 날짜인 것을 감안해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광군제를 겨냥한 배송비 지원은 물론 현지 고객 구매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제품 차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호 온라인몰도 중국 고객 모시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중국까지 사업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카페24는 개인 소호몰을 대상으로 광군절 관련 컨설팅 혜택을 제공한다. 현지 전문가가 포인트 제도의 일종인 `홍바우(紅包)` 등 현지 소비자에게 최적화한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다. 최대 대목인 광군절 소비자를 고정 고객으로 확보해 안정된 수익을 내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카페24 관계자는 “광군절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현지 고객을 실제 구매 및 결제까지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대백화점은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로 중국 온라인 고객을 노린다. 현대H몰은 11일 글로벌관에서 빈폴, 닥스 등 유명 브랜드 잡화를 최대 8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같은 날 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 중 중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태국, 대만에는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은 물론 아시아 권역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20일 알리바바 티몰에서 한국 상품의 중국 수출 신고 실적은 32만8000건으로 조사됐다. 총 737만달러(87억원) 규모다. 같은 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서 관세 부담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역대 최대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