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대 목소리를 경청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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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강점은 반대할 수 있는 직원, 반대를 들어 줄 수 있는 리더입니다.”

최근 만난 한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강점을 훌륭한 인재도, 많은 자본도 아닌 `반대`라고 표현했다. 직원들과 모여 대화나 회의를 할 때 항상 반대가 있는 논쟁을 한다고 했다. 기업 대표라면 누군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해 불쾌할 수 있지만 그는 인상을 찌푸리는 대신 경청을 택했다.

요즘 정치와 경제가 혼란스럽다. 정보기술(IT) 대기업이 호기롭게 출시한 스마트폰은 단종으로 막을 내렸다. 나라의 통치자는 비선 실세 논란에 흔들리고 있다. 얼핏 연관성 없는 이 두 가지 사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반대를 외치는 사람이 없었고, 반대를 들어 줄 리더가 없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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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면서 누구보다 철저한 검증을 거쳤겠지만 발화 문제가 불거졌다. 갤노트7 리콜을 결정했을 때 발화 문제가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는지, 불과 11일 만에 재판매해도 되는지 누군가는 반대를 외치고 리더는 들어 주어야 했다. 브레이크는 없었다. 홍채인식이라는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을 제시, 기대를 모으던 노트7은 그렇게 저물었다.

최근 불거진 대통령 비선 의혹은 과거부터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인 최순실 씨에게 연설문을 맡겨 왔고, 최순실 씨는 그것을 즐겼다. 대통령의 옷도, 말도 그의 손을 거쳤다. 여기에도 반대는 없었다. 친박 인사, 장관, 차관, 비서관 그 누구 하나 비선 실세에 반대하지 않았다. 대통령 자신도 고언(苦言)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냥 고개만 끄덕이는 `버블헤드 인형`은 차량용 거치대로 충분하다. 리더 한 명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해서 공유하고, 때로는 반대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신의 귀를 내밀 자세가 필요하다.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기업이나 나라를 통치하는 정부에 예스맨 대신 반대를 할 수 있는 사람, 반대를 들어 줄 수 있는 리더가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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