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자 내년 상반기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안팎으로 시련을 겪은 국내 제조업체들은 올해를 넘어 내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최근에는 중국업체 기세가 높아지고 있어 내년에는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 더 똑똑해진 두뇌, 향상된 성능과 전력효율로 `무장`
내년 상반기를 수놓을 전략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바일 생태계를 주름잡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하반기 전략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상반기를 비켜간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업체는 연말 특수를 노린 모델을 이미 출시했거나 공개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전략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모바일AP로는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 `엑시노스`, 화웨이 `기린`과 미디어텍 `헬리오` 등이 거론된다. 일부 AP의 주요 스펙은 이미 공개됐다.
퀄컴 차세대 모바일AP는 `스냅드래곤 830`으로 알려졌다. 모델명 `MSM8998`로 추정되는 프로세서는 퀄컴이 아직까지는 함구하고 있는 신무기다. 다만 여러 정황에서 스냅드래곤 830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다.
10나노 공정에서 설계되는 `스냅드래곤830`은 삼성전자 또는 대만 TSMC에서 생산된다. 올해 출시된 모바일AP 대부분이 14나노 기반으로 설계됐기에, 전력효율과 성능 면에서 한층 더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이 커스텀한 크라이오(Kryo) 코어가 적용된다. 빅리틀 방식 옥타코어 구성이다. GPU는 아드레노(Adreno) 540이 유력시되고 있다.
퀄컴은 지난 10월 20일 국내서 5G 세미나를 열고 차세대 스냅드래곤 800 시리즈에 `스냅드래곤 X16 LTE` 통신모뎀을 결합시킬 것이라 밝혔다. 빠르면 연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스냅드래곤 821`에 제외되면서 내년으로 미뤄진 형국이다.
스냅드래곤 X16 LTE 모뎀은 퀄컴이 올해 초 상용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FDD-LTE와 TDD-LTE를 모두 지원하는 통신모뎀으로 4개 주파수를 엮어 하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 도입됐다. 광대역 LTE 주파수 대역 4개를 엮으면 이론상 최대 600Mbps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LTE-A 프로 기술인 256쾀(QAM)을 지원해 전송속도를 33% 더 높일 수 있다. 256쾀은 전송하는 데이터량을 6비트에서 8비트 단위로 늘려 보내는 기술이다. 4×4 MIMO도 지원한다. 지원 주파수에서 최대 2배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가령 4×4 미모를 지원하는 2개 광대역 주파수가 있다면 속도는 약 1Gbps까지 기대할 수 있다. 퀄컴에서도 X16 모뎀에 대해 기가비트를 실현해주는 첫 통신모뎀이라 설명했다.
업로드 속도도 올라간다. 2개 광대역 LTE 주파수를 연결해 최고 1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64쾀을 지원해 속도를 50%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18일 모바일AP 10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정확한 생산 모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퀄컴 스냅드래곤 830과 차세대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 새 모바일AP는 코드명 칸첸(kanchen)인 `엑시노스 8895`로 알려져 있다.
엑시노스 8895는 10나노 1세대 공정이 적용된다. 10나노 1세대 공정은 14나노 1세대 대비 성능을 27% 개선했다. 소비전력은 40% 절감했다. 14나노 1세대 공정을 거친 모바일AP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7420`으로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에 장착된 바 있다.
`엑시노스 8890`과 마찬가지로 커스텀 코어가 도입될지는 불분명하나 ARM이 지난 5월 발표한 ARM A73이나 이에 준하는 커스텀 코어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GPU는 ARM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말리 GPU인 `말리(Mali)-G71`이 유력시된다.
A73 코어는 전작인 A72 코어 대비 지속 성능과 전력효율성이 30% 향상됐다. 말리-G71 GPU는 전작 대비 2배에 달하는 최대 32셰이더 코어까지 확장할 수 있다. ARM에 따르면 중급 노트북에 탑재된 외장 GPU를 상회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모바일 기기 몰입형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화웨이도 최근 새로운 모바일AP `기린 960`을 공개했다. ARM A73 코어와 ARM 말리-G71 GPU가 결합됐다. 전작인 `기린 950` 대비 CPU 속도 및 전력효율이 15% 상승했다. GPU는 성능이 180% 개선되고 전력 소비량도 20% 감소했다.
화웨이는 새로운 모바일AP가 구글 안드로이드 7.0과 불칸 API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90프레임 속도로 2K 비디오를 지원하고 18ms 이내 모션투포톤 지연 시간으로 가상현실에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자체 개발한 최신 `바롱` 통신모뎀은 퀄컴 스냅드래곤 X16 LTE와 비슷한 성능을 내준다. 16나노 핀펫 공정으로 생산된다.
미디어텍은 지난 9월 24일 전략 모바일AP인 `헬리오(helio) X30`을 공개했다. 10개 코어가 결합된 데카코어 프로세서다. A73 2개 코어와 A53 코어가 각각 4개씩 결합돼 있다. GPU는 이매지네이션 파워VR 7XTP가 적용된다. 통신모뎀을 통해 LTE 카테고리 12를 지원한다.
◇ 디스플레이 4K 실현, VR 겨냥
내년에는 4K 스마트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찍부터 4K 해상도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세트업체 전략에 따른 당위성이 충족되는 시점에 4K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 위크 2016` 전시회에서 5.5인치 스마트폰용 UHD 엠플러스 패널을 공개했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고객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도 SID 2016에서 가상현실(VR)을 겨냥한 UHD 패널을 공개했다. QHD 해상도보다 약 2.3배 픽셀수가 높아져 VR 화질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스마트폰 4K 해상도 구현은 `오버스펙`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스마트폰 가격이 상승한다.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타 부품보다 높다. 화면 크기가 5인치 안팎으로 장착되기에 크기에 따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모바일AP에서는 GPU가 이를 뒷받침해야 하며 전력효율을 맞추기에도 만만치 않다. 그에 따른 발열량도 해결해야 한다.
다만 최근 모바일AP 측면에서 GPU 성능 향상과 좀 더 가벼워진 운용체계(OS), 전력효율성 증대 등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놓은 상태다. VR 구현이라는 목표가 4K 해상도로 나아가야 하는 구름판 역할을 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구현되는 VR는 풀HD 해상도가 지원돼야 보다 원활한 콘텐츠 감상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이 풀HD 보다 높은 2K QHD 해상도를 지원하고 있지만 모바일 VR기기에서는 풀HD에 미치지 않는 HD 해상도 구현이 전부다.
모바일 VR 구현방식으로 인한 결과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기어 VR`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렌즈를 활용해 원근감을 나타내는 스테레오스코픽 3D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VR 콘텐츠를 재생하면 화면이 두 개로 분할되는 이유다. 즉, 2K 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반으로 쪼개지면서 HD 화질로 구현되는 셈이다. 풀HD가 가능하려면 4K 패널이 필요하다.
가상현실은 올해 구글이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7.1 누가가 배포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구글은 직접 설계한 `픽셀` 스마트폰과 `데이드림뷰` VR 기기를 공개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VR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VR 기기를 출시한 파트너사도 데이드림에 준하는 모바일VR 기기로 통합화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공개된 모바일AP도 구글 안드로이드와 VR 환경에 최적화됐음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세대 혁신이 줄어든 스마트폰 한계상 내년 전략 스마트폰에 4K 패널이 다수 적용될 수 있다. 이미 소니를 통해 4K 스마트폰이 출시되기도 했다.
◇ 스마트폰 신기술, 제조업체별 크로스오버
스마트폰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각 제조업체는 그간 도입하지 않았던 신기술 적용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에 방수방진 기능을 적용하는 한편, 오디오 단자를 없애고 블루투스 이어폰인 에어팟을 내놨다. USB 마이크로 B타입 커넥터를 유지하던 중국업체는 올해부터 타입C 포트를 적용했다. LG전자가 V10에 도입한 듀얼 카메라는 최근 다양한 업체 전략 스마트폰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휘거나 구부러진 디스플레이 도입도 특정 제조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두루 쓰이는 모양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삼성전자가 `엣지` 모델에 적용해온 아몰레드 엣지 패널을 적용한 `미노트2`를 최근 공개했다. 전후면 듀얼 엣지 디자인으로 마감된 미노트2는 일체형으로 제작됐으며 준수한 가격대를 통해 가성비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방수방진 기능을 적용하지 않았던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G6`에 방수방진 기능을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에 방수방진 기능을 넣지 않았으나 일본 모델로 재설계된 `V34`에는 방수방진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방수방진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스마트폰도 내년 출시될 가능성이 지목된다. 앞서 휘어진 상태로 설계된 삼성전자 `갤럭시 라운드`와 가변형 모델인 LG전자 `G플렉스`가 출시된 바 있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올레드(POLED) 생산을 위해 경북 구미 사업장에 6세대 POLED 생산라인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파주 사업장에도 약 2조원 6세대 POLED 생산라인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7과 LG전자 G5 등에 적용된 듀얼 카메라를 내년 상반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S8`에 도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전략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 적용을 피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엔진(KIPRIS)에 듀얼카메라 애플리케이션으로 추정되는 `라이트업 카메라`와 `라이트 플러스 카메라` 등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해 각각 촬영한 결과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해준다. 증강현실(AR) 구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