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가 주주로부터 휴렛팩커드 인코퍼레이티드(HPI) 매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제1호 의안으로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1일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물적분할, 에스프린팅(S-Printing)솔루션 주식회사를 신설하고 휴렛팩커드(HP)에 매각하는 협의를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에스프린팅 솔루션 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10억5000만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로 HP에 매각하게 된다. 승계되는 직원은 약 6000여명이다.
삼성전자는 매각 이후에도 국내의 경우 HP가 판매하는 제품에는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업무 연속성을 고려, 직원들은 당분간 수원 사업장에서 일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의 경우 지분 100%와 해외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프린팅솔루션 사업 관련 자산 일체를 매각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프린팅솔루션 사업 분할 안건에 대해 “그동안 핵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사업 조정을 지속 추진해 왔으며, 이번 매각 결정도 같은 목적”이라면서 “앞으로도 사업 구조를 더욱 경쟁력 있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을 통해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HP 매각 건은 통과됐지만 프린팅사업부 직원들로 구성된 `프린팅사업부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반발하면서 앞으로 11월 1일 에스프린팅 출범과 내년도 매각 마무리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프린팅사업부는 이날 임시주총이 열린 삼성 본사 사옥을 방문, 집회를 벌였다. 비대위 측은 HP가 삼성이 약속한 5년 고용 보장에 대해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삼성은 초기 5년 보장이라고 했지만 HP 측은 전 직원 승계만 받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프린팅사업부 직원들은 지난달 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11월 중에 노조를 설립할 예정이어서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비상대책위원회 요구와 협상 등은 법 효력이 없다. 다만 국내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과 협상 과정에서 지속해서 빚어지는 잡음은 부담이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