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신생 배터리업체가 한화와 손잡고 레독스플로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리튬계 배터리가 장악한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시장엔 레독스플로 배터리의 점유율이 더 높다. 태양광을 비롯한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한화가 레독스플로 배터리 영역에서 중소기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에이치투(대표 한신)는 한화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3곳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35억원을 유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에이치투는 레독스플로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산에 투자금을 집중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화와 글로벌 시장 협력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최근 글로벌녹색성장주간(GGGW 2016) 아시아 에너지장관 회의 기조연설에서 “태양광에너지나 ESS 단품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에너지 사업 모델이 이제는 태양광·ESS 융합기술로 가능해졌다”며 태양광·ESS 융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태양광 축에 붙일 ESS를 직접 사업화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의 배터리 제조업체와 연합 전략을 펼치는 방안을 택했다.
한신 에이치투 대표는 “레독스플로 배터리 ESS 기술을 앞세워 투자를 받은 만큼 앞으로 양산과 가격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ESS 정책에 따라 부하 최대 감축용이나 마이크로그리드용 ESS 등 지방자치단체 사업에 참여, 실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치투는 내년부터 레독스플로 기반의 ESS 상용 제품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에이치투는 올해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다양한 출력과 용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모듈 방식의 ESS `에너플로(EnerFLOW) 420`을 출시했다. 제품은 10피트 또는 20피트 컨테이너 형태로 설계됐으며, 대량 생산 시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레독스플로 배터리=전해액에 활성 물질이 산화·환원을 반복하면서 충·방전되는 기술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켜 차세대 전지로 불린다.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출력 성능이 다소 부족하고 부피도 두 배가량 크지만 폭발 위험이 없는 데다 배터리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다. 경제성은 물론 대용량 확장에 유리하다. 풍력·태양광 연계형 융합 ESS에 적합하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