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과도 유사하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종종 이러하다.
소프트웨어(SW) 교육 열풍 대처도 이러할까 걱정이다. 2018학년도부터 초·중등학교 SW 교육이 의무화된다. 2018학년도부터 SW 중심대학이 SW 특기자 전형을 도입한다. SW 교육이 학부모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학원들도 앞다퉈 SW 교육 과정을 개설, 학생 모집에 나섰다.
SW 교육 과열 현상이 나타난다. 사교육을 조장하는 SW 특기자 전형 폐지 주장이 나온다. SW 교육이 또 하나의 사교육을 만든다고 한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이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다.
SW 교육을 학부모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란스러워한다. SW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만 학원을 보내지 않아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크다.
SW 교육은 결코 학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유명 대학도 SW 특기자로 코딩을 잘하는 학생보다 논리 사고력과 창의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한다. 논리 사고력과 창의력은 학원에서 길러지지 않는다. 학원에서는 정해진 문제 접근 방식이나 공식을 배우게 돼 창의력을 기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책을 많이 읽거나 여행을 다니는 것이 더 좋다.
SW 교육 열풍으로 빚어진 사교육 우려는 올바른 SW 교육 설명과 공교육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 일부 학원에서 개설한 고가의 코딩 과정을 배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려줘야 한다. 전자신문사가 29일 개최하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SW교육 토크 콘서트`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당국과 초·중등학교는 의무화를 앞두고 철저한 준비로 내실 있는 SW 교육을 마련해야 한다. SW 교사 양성과 교재 개발이 시급하다. 영어나 수학을 가르치는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SW에 맞는 창의 및 협력 수업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사교육이 우려된다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SW 인재 양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