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지수인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이달 들어 크게 늘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지수인 닛케이225(Nikkei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도 지난달에 이어 1조원을 넘겼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액은 1조268억원으로 최근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발행액이 307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0%가 늘어난 수치다.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조1440억원어치가 발행돼 지난달 1조2171억원에 730억원 모자라는 수준까지 근접했다.
닛케이225지수 ELS는 올 하반기 들어 발행액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월 전월 대비 갑절가량 발행이 증가했고 9월에도 전월의 갑절 이상 증가했다.
닛케이225 지수가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선진국 지수면서도 S&P500지수나 코스피200지수보다 변동성 지수 수준이 높다는 점이 선택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닛케이225지수 발행 급증은 유로스톡스50지수 발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와 비슷한 흐름으로 향후 발행 증가가 지속되는지 여부는 관찰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해당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 경우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하방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지수 ELS 발행액이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8~9월 홍콩지수가 고공행진을 벌인 영향이 크다. 홍콩 H지수는 올해 2월 7498.81까지 떨어졌다가 7월 8000선을 넘어서고 9월에는 1만선을 넘는 등 안정적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 영향으로 3분기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가격 조건이 충족된 사례가 많아 상환액이 늘었다. 이는 4분기 시작인 10월에 신규 발행을 늘리는 계기가 됐다.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 연기도 홍콩지수 ELS 발행을 늘린 원인 가운데 하나다.
애초 9월로 예정됐던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는 내달로 연기된 상태로 ELS 발행 규제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규제가 나오기 전에 수익성 높은 홍콩지수 ELS 판매를 앞당긴 것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