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결제 기술 넘어 대출 분야로 나아갈 것"

“핀테크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가능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야만 한다. 결국 수수료나 기존 절차를 대폭 줄여나갈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모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핀테크 시대에 금융권이 나아갈 방향을 이처럼 제시했다. 고용철 신한은행 써니뱅크사업부장은 “결국 제로(0)에 수렴하는 가격을 제시해야만 기존 사업자를 넘어설 수 있다”며 “추후에는 결제 분야에서는 수수료가 전면 무료화되고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 분야인 대출 분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결제 분야 핀테크 기술이 종래에는 기존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자를 모두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결제 분야에서 신기술 도입이 대출 분야로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 전통적 수익 모델인 대출에서도 수수료와 각종 절차를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 부장은 “전체 은행권을 통 털어도 결제는 3조원밖에 되지 않는 시장”이라며 “결국엔 20조원에 달하는 대출, 신용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써니뱅크를 출범해 자동차 대출 분야에 힘을 쏟는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한준성 하나금융지주 미래금융그룹 전무도 마찬가지로 전망했다. 한 전무는 “앞으로 금융은 탈(脫)중개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결국에는 부가가치통신망이 없는 밴리스(VANless)시장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자지갑 소비자 허브 △디지털 개인 금융 상담사 △모바일 개인 대 개인(P2P) 지불결제 솔루션 △모바일 이미징 분야가 세계 시장에서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가 협업할 수 있을만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권이 우수 핀테크 기업 육성과 펀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는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를 뒤집어야만 한다”며 “고객과 금융사업 라이선스에 강점을 가진 금융회사와 디지털 기술과 창의적 서비스를 가진 핀테크 기업이 협력한다면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협업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금감원 주최로 개최됐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핀테크 기업과 해외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핀테크 개발에는 한계가 존재하므로 핀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긴밀한 협력관계 형성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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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해외 동반진출 전략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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